
김 교사는 이런 봉변을 당하고도 참았다. '엄마가 학부모에게 맞았다'는 사실을 아이가 알게 되면 충격을 받을 것 같아서였다. 김 교사는 두어달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사소한 일로 교사에게 항의하거나 교육청·청와대에 '민원'을 넣겠다고 협박하는 일은 부지기수라고 교육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지난 3월 중순 대전 지역의 중학교 교무실에 2학년 D양의 부모와 할머니가 찾아왔다. 전날 D양이 다른 학생을 때려 생활지도부장이 경위서를 받았는데, 이를 항의하러 온 가족이 '출동'한 것이다. 이들은 교무실에서 "(우리 애가 다른 애랑) 같이 싸웠다는데 왜 우리 애한테만 경위서를 내라고 하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경위서를 쓰게 한 생활지도부장에게는 "아이들 앞에서 우리 애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교사에게 "반성문 써내라"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서울 강남 지역의 중학교 E영어교사는 시험 문제를 낼 때마다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로 힘들다. 지난해 중간고사가 끝나고 한 학부모가 전화 와서 "우리 애 답도 맞다고 해줘야 한다"고 우겼다.
미국에서 3년간 살았다는 그 학부모는 "우리 애가 쓴 답도 미국에서는 가끔씩 쓰이는 말이다. 미국에서 살아보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채점을 하느냐"고 모욕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