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1 16:23:14
안녕? 나는 우간다에 살고 있는 ‘이렌 렘부 시’라고 해. 구무틴도 초등학교 3학년이란다. 우리 엄만 100여 그루의 커피나무를 재배하셔. 부자라고? (웃음) 모르는 소리. 나는 교복과 교과서를 얼마 전에야 겨우 살 수 있었단다. 그동안 엄마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커피열매를 제값에 팔지 못하셨거든. 우간다 사람 대부분은 온종일 죽도록 일해도 하루에 1~2달러(한국 돈 2000~3000원)밖에 벌 수 없단다. 나도 종종 밥을 굶어야 했어.
너희 나라에선 커피 한 잔에 몇천 원이나 한다지? 하지만 우리나라의 커피콩은 한 자루(70㎏)에 1달러도 안 되는 싼값에 팔려나갔어. 우리의 노동력과 원재료 가격을 줄여서 만든 가격이지. 그렇게 커피콩을 저렴하게 사들인 강대국이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00 커피’등 이름을 붙여 비싼 가격에 커피를 판매해. 이득의 대부분은 중간 유통 업체들이 가져가지. 우간다는 약소국가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물건을 팔지 않을 수 없어.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엄마를 찾아온 사람들은 ‘공정무역’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어. 그들은 공정무역 협동조합에 가입하면 물건을 공정무역회사에 직거래로 팔 수 있다고 했어. 중간 업체가 없어지니, 일을 열심히 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거지. 대신 커피나무에 몸에 해로운 농약을 치면 안 된다고 했어. 최고 품질의 유기농 아라비카 원두를 생산해야 한다고 말이야. (물론 모든 공정무역 상품들이 유기농 제품은 아니야.) 어린 나이에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만 했던 내게 일을 시켜선 안 된다는 조건도 내걸었어. 엄마는 고민 끝에 그들을 믿어보기로 하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