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5 10:10:27
일반적으로 의과학대학 총장은 관련 학과 출신자가 추대되는 게 관례다. 하지만 CHA의과학대학을 운영하는 성광재단(CHA병원그룹 소속)은 '비전문가'인 이 총장을 선택했다. 법무법인 원 대표와 성광재단 이사를 지낸 그의 행정가적 경력을 높이 샀기 때문.
1주일간의 고민 끝에 이 총장이 제안을 수락한 결정적 이유는 '줄기세포 연구'였다. 줄기세포란 여러 종류의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미분화 세포를 말한다. 신체기관에 줄기세포 조직을 이식하면 새로운 세포가 돋아나며 손상 부위가 치유된다. CHA의과학대학은 줄기세포 분야에서 기초원천 연구를 담당하는 '연구소', 이를 임상에 적용할 '병원', 상용화할 '기업' 등 3가지 핵심 기관을 보유한 세계 유일의 대학이다. 이훈규 총장은 "(아내 일로) 암 관련 기사를 찾아보고 각종 세미나에 참석해보니 줄기세포가 많은 환자에게 빛이 될 거란 확신이 들더라"며 "CHA의과대학의 연구를 도와 인류의 고통을 더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형평성을 중시하는 CEO형 총장'이라고 평가했다. "총장은 협상·조율 능력이 매우 중요한 자립니다. 재단·교수·학생 등 사립학교 구성원 3자(者)의 의견을 모두 헤아려 정책에 반영하는 일이 만만찮아요. 전 법조계에 종사했던 지난 30년간 늘 '정의'와 '형평성'의 가치를 가슴에 새기고 살아왔어요. 당시 마음가짐을 총장 직무에도 고스란히 반영할 생각입니다."
◇"수직·수평적 쇄신으로 더 큰 융합 이룰 것"
CHA의과학대는 의과대학 입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지난해부턴 전액 장학금 지원 범위를 약학대 신입생까지로 확장했다. 하지만 막상 대학(연세대 법학과) 시절의 그는 장학금과 별 인연이 없었다. "낭만과 술을 즐기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공부도 잘하지 못해 등록금을 전부 내고 다녔죠. 실제로 우리 학과 71학번 중 사법고시에 붙은 사람은 저 하나였는데 합격자 명단에 있는 제 이름을 본 교수님께서 '동명이인일 것'이라고 장담하셨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