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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책 빌리고 독후감까지… 독서에 푹~

2012/04/29 15:29:35

김현정(32·사진) 서울 동일초등학교 교사는 지난해 자신이 담임을 맡았던 4학년 3반 학생들과 함께 이색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가 활용한 도구는 '유저스토리북'(www.userstorybook.net)이란 웹사이트. 개인의 독서 관련 이력을 웹에 기록하고 이를 다양한 형태로 공유할 수 있도록 꾸며진 프로그램이다.

김 교사는 반 학생 26명 전원을 회원으로 가입시킨 후 각각의 고유 페이지('개인 서재')를 만들고 운영하게 했다. 내용은 '내가 읽은 책' '함께 읽으면 좋을 추천 도서' 등 다양했다. 모든 개인 서재는 이 사이트가 제공하는 '그룹 서재' 서비스를 활용, 김 교사가 통합적으로 관리했다. 이전까지 노트 형태로 작성되던 독서교육 기록장 기능도 이 공간에 합쳐졌다. 유저스토리북엔 회원들이 올린 글을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퍼뜨려주는 기능이 있다. 독서 기록을 SNS로 주고받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독서=재밌고 흥미로운 행위'란 인식을 심어줬다. 참여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다. 2012년 4월 25일 현재 이곳에 올라와 있는 책은 1047권. 독서교육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이 '자발성'이란 사실을 간파한 김 교사의 전략이 먹힌 것이다.

인터넷 포털 구글의 설문조사 양식을 활용한 독서교육도 병행됐다. △자신이 읽은 책과 관련된 퀴즈(예: '이 책의 주인공은 누구입니까?' '이 책에서 말하는 꽃제비의 뜻은 무엇일까요?')를 출제하고 △반 친구들에게 전송해 풀어보게 한 다음 △정답지가 도착하면 이를 집계해 통계 내는 방식이다. 김현정 교사는 "퀴즈 문항을 만들려면 자신이 읽는 책 내용에 의문을 갖고 전후 논리를 꼼꼼히 따져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적극적 독서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또래끼리 퀴즈를 내고 맞히는 과정에서 해당 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도 이 방식의 장점"이란 게 그의 설명.

모든 교육이 온라인에서만 진행된 건 아니다. 김 교사는 학급에서 통용되는 도서 대출 카드를 만들어 학생들이 자연스레 '책 빌려 읽는 문화'에 적응하도록 했다. 자신이 구입한 새 책을 친구들 앞에서 광고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해줬다. 학기 말엔 그간의 활동 내역을 모아 '쇼셜책벌레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발표회를 열었고, 학년이 끝날 때쯤엔 독서 교육 결과물과 과제 등을 학급 문집으로 엮어냈다. 'SNS를 활용한 독서교육'으로 명명된 이 실험은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주최한 교육 기부 행사 'MS 아시아포럼 2012'에서 한국 최우수교육상을 받으며 그 효과를 검증받았다. 김 교사는 "교육 현장에 SNS를 활용해보니 학생들 사이가 눈에 띄게 좋아지더라"며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들의 긍정적 측면을 많이 발견하게 돼 무척 유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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