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2 16:16:13
◇“전 남들과 다르지도, 특별하지도 않아요!”
“데뷔골을 넣은 소감이요? 제가 골을 넣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쁘고 신났어요. 올해 처음 초등 리그에 참가해 넣은 첫 골이라 의미도 있었고요. 예상치 못한 일이라 세레머니는 준비 못 했어요. (웃음)”
당시 상규는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기가 무섭게 현풍초 진영으로 내달렸다. 그리곤 상대편 수비수를 여유롭게 제치고 왼발 슛을 시도했다. 전반 2분, 상규의 발을 떠난 공은 현풍초의 골망을 뒤흔들었다. 상규의 골에 힘입어 칠곡유소년축구클럽은 6대2로 완승을 거뒀다.
“그때 이후로 골을 넣지 못했어요. 지난 토요일(4월 21일)에 있었던 경기에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안타깝게 놓치고 말았죠. 마음이 앞서서 그런지 공을 정확하게 차지 못했어요. 경기가 끝난 후 펑펑 울었어요. 그 찬스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우리 팀이 이길 수 있었거든요. 팀원들에게 정말 미안했어요.”
상규가 축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건 초등 2학년 때. 일곱 살 때부터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면서 흥미를 키운 게 계기가 됐다. 하지만 축구를 배우겠다고 결심하기까지 고민도 많았다. 초등 1학년 때 가족과 함께 놀러 간 카트 경기장에서 사고로 바퀴에 팔이 끼면서 오른팔을 잃었기 때문이다.
상규는 “솔직히 옛날엔 많이 속상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처음엔 즐겨 하던 컴퓨터 게임과 힘쓰는 일을 잘 못하게 돼 당황스럽고 속상했어요. 남들의 시선도 부담스러웠고요. 축구할 때도 잘 넘어지고 균형 잡기 힘들었죠. 하지만 어머니께서 항상 너는 남들과 다르지도, 특별하지도 않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냥 조금 불편할 뿐이라고요. 덕분에 용기를 내 좋아하던 축구를 계속할 수 있었죠. 이제는 불편한 걸 잘 모르겠어요. 친구들의 도움도 축구화 끈을 묶을 때만 받죠.”
◇축구선수·방송국 PD 등 꿈 많은 소년 상규
축구 선수로서 상규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드리블 실력이다. 김해진(42세) 칠곡유소년축구클럽 감독은 “상규는 또래에 비해 드리블 감각이 특출난 편”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실력이 크게 늘었어요.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한 덕분이죠. 머리가 좋아서 창의적인 플레이도 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