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50명이 10개 시도서 '교육 기부'
올레봉사단은 지난해 5월 1기 발족과 함께 선행의 '닻'을 올렸다. 동현우·박수진·하태홍씨는 1기, 나머지는 지난달부터 활동을 시작한 2기 단원이다. 서류 평가와 면접 등 2단계 전형을 거쳐 선발된 총 단원은 150명. 이들은 전국 10개 시도에 설치된 10개 꿈품센터와 50여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지역아동센터는 가정 형편상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어린이와 청소년이 공부를 배우고 끼니를 해결하는 장소다.)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동현우씨는 올레봉사단의 장점으로 '지속가능성'을 꼽았다.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대기업, 많죠. 하지만 대부분은 1회성에 그칩니다. 아이들에겐 집이나 도서관 지어주는 사람보다 수학 공식 하나라도 더 알려주는 선생님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올레봉사단에 지원한 것도 그 때문이었고요."
올레봉사단원이 되면 KT 측이 마련한 프로그램에 따라 별도 교육을 받은 후 현장에 투입된다. 하지만 이날 만난 단원들은 "이론과 실습은 하늘과 땅 차이더라"고 입을 모았다. 아이들 앞에 놓인 환경이 당초 생각보다 훨씬 열악했다는 것이다. 하태홍씨는 자신이 봉사 중인 부산 좌천지역아동센터(동구 좌천동)의 공부방 얘길 들려줬다. "제가 봉사하는 센터의 공부방은 좁은 공간에 10개 남짓한 유아용 책상이 꽉 들어차 있어요. 의자가 부족해 바닥에 매트를 깔아놓고 엎드려 공부하는 아이도 많고요.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줄잡아 삼사십 명이 오가는데도 상주 교사는 두 명이 고작인 형편입니다."
전서진씨는 "봉사 중 만난 아이들의 거친 언행 때문에 상처받는 일도 적지않았다"고 말했다. "험한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초등 4년생 남자아이가 있었어요. 하루는 몇몇 아이가 제게 그 친구에 대한 얘길 해주더라고요. 밤새도록 자기를 때리는 아버지를 피해 지난밤 센터에서 잠들었다더군요. 그 일 이후 '비뚤어진 행동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