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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교 폭력, 이젠 그만] 대구 자살시도 여중생 새 유서 나와 "그 애들,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고…"

2012/04/30 03:08:50

29일 본지가 입수한 A양의 새로운 유서는 시작부터 같은 학교 동료 2명의 이름을 거론하며 '중학교 1학년 때부터 ○○○, ○○○ 무리에게 왕따를 당해서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부모님 생각이 나 죽을 수 없었다'라고 적었다. 또 "친하게 지내는 ○○는 나와 친하다는 이유로 욕을 먹었고, ○○○은 (나의) 언니의 욕도 했다. 내가 먼저 다가가면 슬금슬금 피하기만 할 뿐 놀아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내숭 떤다', '말 안 하는 아이'라고 불렀다"고 썼다. 유서에는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고, 나를 보며 시비를 걸었다. 중3이 된 지금도 그 아이들이 한 말과 행동이 머릿속에 떠올라 나를 힘들게 한다"고 털어놨다.

새 유서에서도 학원 폭력 이야기가 있었다. "학원 남자아이들은 나만 보면 때리고, 발로 차고, 지우개 가루를 잘라 던졌다. 여자아이들도 그런 짓을 했다. ○○○가 가장 나를 힘들게 하고 나를 괴롭혔다"고 했다.

기존에 알려진 또 다른 유서도 본지가 전문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몹시 격앙된 내용이었다.

유서에는 "계속되는 욕설과 폭력 때문에 학원 가는 것이 싫었다. 가만 있는데도 시비를 걸고, 욕을 해대고, 내 물건을 가져가서 손상시켰다. 하루하루 지옥이고 곤욕이었다"고 적혀 있었다. A양은 고마웠던 친구들의 이름을 나열했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도 자세하게 담아 놓았다.

학교 측은 이와 관련, "교내에서 왕따는 없었다. (유서 내용은 주로) 2년 전 학원에서 있었던 일들이다. 유서에 거론된 학생도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말이 없고 소심한 성격이어서 3학년 담임 교사가 2개월여 동안 5차례나 상담을 했고, 활발한 친구들과 짝을 만들어주는 등 노력을 했다"며 "학교폭력 피해 설문조사 등에서 이상징후가 없어 단순히 내성적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양 가족은 "경찰과 학교 관계자들이 사고 직후 (우리에게) '기자들에게 유서를 공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래놓고 우리 딸이 내성적이라는 말만 한다.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 같아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A양의 유서에 등장하는 학생들과 교사, 학원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했으나 뚜렷한 폭력이나 괴롭힘 정황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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