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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이젠 그만] 일진 뒤에 '일진 부모'… 피해자측에 폭언·협박도

2012/04/30 03:08:49

전문가들은 "가해 학생 부모는 자기 아이가 일진인 사실을 정말 모르거나,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교사나 피해 학부모들을 위협해 사건을 축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재현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 소장은 "일진 등 학교 폭력을 저지르는 학생들은 부모 앞에서는 자신이 친구를 괴롭힌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부모도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고 했다. 그는 "가해 학생 부모는 '학교 폭력 기록이 남으면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걱정에 일단 '우리 아이는 아니다'라고 부인하지만 이는 미봉책일 뿐이다"라며 "처벌 없이 넘어가면 가해 학생은 죄책감 없이 같은 일을 또 저지르게 된다"고 했다. 가해학생의 부모는 자녀에게는 '나는 너를 믿는다'고 말하더라도, 피해 학생 부모와 교사 앞에서는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습니다'라고 고백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결국 자기 아이를 위한 길이라는 것이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이재호 본부장은 "'피해 학생이 맞을 짓을 했다. 멍청하게 다니니까 따돌림당하는 거다'라고 하는 '적반하장(賊反荷杖)형'도 적지 않다"며 "가해 학생 부모들의 이러한 태도는 피해 학생과 부모에게 2차적으로 정신적인 피해를 입힌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또 "가해 학생 부모가 '우리 아이의 형량을 줄여달라'며 불쑥 찾아오거나 술을 마시고 전화해 합의를 요구하기도 한다"며 "가해 학생 측이 피해 학생 측에 함부로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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