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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이 만난 사람] (5) '빙속 간판스타' 이승훈·모태범

2012/04/25 03:13:49

서경덕(이하 ‘서’): 먼저 모태범 선수, 축하합니다.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셨죠?

모태범(이하 ‘모’): 감사합니다.

이승훈(이하 ‘이’): 태범이 세리머니 보셨나요? 같이 관전하던 외국 선수들이 기겁하더라고요. 하하하.

서: 아, 봤어요. 방송에서 보니까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던데, 무슨 생각으로 한 거예요? 솔직하게!

모: 아…. 그때 금메달 따고 너무 흥분했어요. 원래는 엄지손가락 치켜 세우려 했던 건데, 좀 밋밋해 보일 것 같더라고요. 엄지로 제 가슴께를 가리키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손이 목으로 갔어요. 본의 아니게 큰 실수를 했지요. 많이 혼났습니다. 이번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싶어요. 절대 나쁜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모태범 선수는 지난달 25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12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이승훈 선수는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서: 둘은 항상 같이 운동하고, 평소에도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잖아요. 이번 대회 결과 때문에 이승훈 선수, 좀 껄끄러운 건 없었나요?

이: 전혀요. 밴쿠버올림픽 끝나고 태범이가 부상 때문에 고생했었어요. 전 나름 잘 나갔죠. 그때는 ‘태범이 힘들겠구나…’ 하고 짐작만 했지 진심으로는 몰랐어요. 그런데 이번 대회 때는 제가 몸이 안 좋았어요. 태범이한테 그런 고민을 털어놨는데, 너무 잘 알아주는 거예요. 경험이 있잖아요. 덕분에 오히려 제가 힘을 더 많이 얻었어요. 태범이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사소한 일로 다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사춘기 청소년들은 감정 조절이 서툴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잦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목소리 높여 다툰 적이 없다고 했다. 17년 우정의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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