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습실·기숙사에서도 공식어는 '영어'
"I will be there(내가 거기 있을게)." "I will be there." 오전 11시, 규빈양은 같은 조원들과 함께 에이미 스트로포드 교사(영국)의 스피치 수업을 듣고 있었다. 스피치 수업은 발음과 억양 교정 위주로 진행된다. 이날은 '축약한 조동사의 억양을 강조하지 말라'는 원칙 아래 각자 만든 문장을 읽는 훈련이 계속됐다. 수업을 마친 규빈양은 "한국에서 초등 1학년 때부터 영어학원에 다녔지만 이렇게 알파벳 몇 자의 억양까지 세심하게 가르쳐주는 곳은 없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아카데미 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7시 이후는 자습시간이다. 이 시간이면 기숙사 식당은 자습실로 탈바꿈한다. 학생들은 조별로 모여 영단어 암기에 열중했다. 현지 교사의 단어 시험을 통과한 조원에겐 특별히 미국 드라마(이하 '미드') 시청권이 주어졌다. 70개 단어를 막힘 없이 외워낸 규빈양은 친구들과 인기 미드 '히어로즈(Heroes)'를 무자막으로 시청한 후 극 내용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일과를 모두 끝낸 학생들이 숙소로 향한 시각은 오후 11시. 주복군과 친구들이 머무는 방에선 축구를 주제로 한 대화가 한창이었다. "이번 월드컵엔 어떤 나라가 출전할까?"(김주복) "글쎄. 어쨌든 지네딘 지단(프랑스·40)을 볼 수 없는 게 슬퍼."(강태영·부산 토성초등 6년) 물론 모든 대화는 영어로 진행됐다. 각 숙소에 배치된 현지 교사들이 학생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24시간 철저하게 감독하기 때문에 한국어는 '절대 사용 금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