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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이 만난 사람] (4) 농구선수 추승균

2012/04/10 15:07:29

서: 추승균 선수는 늘 꾸준한 모습, 성실한 모습의 선수로 기억되는데요, 비결이 뭔가요?

추: 글쎄요, 일단 노력은 기본이고…,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남들 한 시간 연습할 때 전 두 시간 연습하곤 했어요. 후배들한테도 항상 하는 얘기가 '노력하고 인내하는 사람한테는 절대 못 이긴다'예요.

서: 어린 시절은 어떻나요?

추: 어릴 때는 집이 부자였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어려움을 몰랐죠. 4학년 때 농구부에 들었는데, 그 해에 아버지께서 보증을 잘못 서시는 바람에 집안이 몰락했어요.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함께 살았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학년 때 아버지께서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요. 이후 고생은 말도 못하죠. 대학교 2학년 때까지 방 두 칸짜리 집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요.

서: 어린 나이에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았겠어요. 농구를 그만 둔 적은 없었나요?

추: 중2 때 사춘기가 왔어요. 농구를 그만둘까 고민했는데, 어머니께서 말리셨어요. "한 달이든 두 달이든 더 생각해보고 그만둬라"라고 하시더군요. 한 달 정도 고민한 끝에 '끝장을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고 해도 친구들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 같고,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았거든요.

서: 탈선에 대한 유혹은 없었나요?

추: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딱 봐서 '어, 저거 나쁜 짓인데?'하는 생각이 들면 안 했거든요. 혼자 골똘히 생각하면서 뭐가 중요한 건지, 나에게 필요한 게 뭔지 항상 생각했어요. 세상엔 좋은 것들이 참 많아요. 그런 것들만 보고 듣고 생각하기에도 모자란 데 한때 기분으로 탈선을 하는 건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힘든 사춘기를 이겨낸 추승균의 농구 인생은 고교 진학 후 활짝 폈다. 중앙고를 전국 최강의 자리에 올려놓은 그는 당시 대학팀들의 스카우트 1순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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