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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선씨의 지혜로운 교육 비법

2012/04/06 08:00:00

엄마가 성적에 매달리면 아이들이 불행해져

“큰아이 지후를 캐나다로 1년 6개월간 유학 보냈던 것이 변화의 계기가 됐어요. 잔디 축구장이 있는 선진국에서 생활해보고 싶다며 해외에 보내달라고 하길래, 때론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도 필요하겠다 싶어 큰맘 먹고 혼자 외국에 보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캐나다에서는 학교만 보냈는데, 귀국 후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보니 제 마음이 극심하게 조급해지더군요. 1년이 넘는 공백 기간 동안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 못했으니 다른 아이들을 따라가려면 종합학원에 보내 성적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당시 지후는 외국에 있었기 때문에 또래 친구들이 배웠던 5, 6학년 공부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중학교 선행 공부도 거의 못 했으니 엄마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밖에요. 저는 저대로 예민해지고 아이는 아이대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10시에 학원에서 돌아온 아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참 많은 생각이 교차하더군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아이가 너무나 지쳐 있었고, 그때 처음으로 ‘내 아이의 모습이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불행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이건 아니다 싶어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그때부터 나는 절대 학벌 지상주의 엄마가 아니라며 부정해온 사실을 당당하게 인정하고 달라져야겠다고 다짐했죠.”

둘째 정후는 아직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부나 성적에 대해 엄마가 느끼는 중압감이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슬슬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는 게 이옥선 씨의 솔직한 심정. 특히 정후는 기분이 좋거나 1교시에 보는 시험의 경우 90〜100점을 받는 반면, 5교시에 보는 시험이나 별로 공부하고 싶지 않은 과목은 10〜20점을 받을 정도로 성적 편차가 유난히 컸다고 한다. 게다가 정후는 ‘성향이 독특한 아이’였다. 관심 있는 일에는 열정적으로 올인하지만 창의적이지 않거나 반복되는 일을 싫어하며 계획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옥선 씨는 큰아들 지후의 성적에 조급해했던 과거 시행착오들을 떠올리며 정후를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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