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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탄생 200년 기념 특집] '올리버 트위스트' 주인공이 말하는 찰스 디킨스_저희 아버지는 그림 그리듯 글을 쓰시죠!

2012/04/03 09:35:53

신문사에서 세상의 모습을 스케치해 써서 보내는 일을 했는데, 이런 경험을 살려 단편집 ‘보즈의 스케치’ 를 1836년 출판함으로써 문학가로서 출발하게 됐어요. 이듬해에는‘피크위크 페이퍼스’ 라는 장편을 썼고, 곧이어 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올리버 트위스트’ 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작가가 됐지요. 이때 정말 뿌듯했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 ‘데이비드 코퍼필드’ 등을 차례로 발표하면서 그 당시 최고의 인기작가로 인정받았어요. 그런데 이 중 아버지가 가장 좋아한 작품은 제가 나온 ‘올리버 트위스트’ 가 아니라 ‘데이비드 코퍼필드’ 라고 해요. 가장 좋아하는 자식이라고까지 표현하셔서 얼마나 서운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이 작품이 아버지의 얘기를 담고 있다고 하기에 이해하기로 했어요. 주인공 데이비드가 고난을 딛고 소설가로서 명성을 얻는 과정이 곧 아버지의 일생을 의미하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아버지가 지금까지도 인기가 많은 것은 자신이 눈으로 본 것을 문자로 이미지화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기 때문이에요. 아버지가 태어나 활동한 시절은 사진기가 나오기 전이었는데, 훗날 많은 사람이 아버지가 쓴 작품을 통해 그 당시 사회를 이해할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하셨지요. 작품 속의 주요 배경인 런던의 뒷골목을 마치 사진을 찍은 것처럼 자세히 그려냈어요. 혹시 작품을 아직까지 안 본 친구들이 있다면 이번 주말에 꼭 한번 읽어보세요. 묘사력이 얼마나 훌륭한지 금세 알게 될 거예요. 배경뿐 아니라 서민들의 애환과 고달픈 일상을 고스란히 작품 속에 담아냄으로써 그들의 삶을 대변하고 고발하는 역할도 했지요. 아버지는 일 중독이라 불릴 정도로 열심히 소설을 쓰고 사회운동을 하셨는데, 죽기 직전에 번 돈을 모두 빈곤계층과 억압받는 계급을 위해 베풀기도 했답니다. 정말 존경할 만한 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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