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27 13:47:45
서: 작년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펑펑 우는 와중에도 할 말은 다 하더군요.(웃음) 미리 준비한 거예요?
박: 어느 정도는 (수상을) 예감하잖아요.(웃음) 전 안 울 줄 알았어요. 근데 갑자기 예전에 서러웠던 기억들이 한번에 밀려들더라고요.
서: 무명 시절에 고생을 많이 했나 봐요?
박: 다들 고생하겠지만 저도 그런 기억이 좀 있어요. 고등학교 때는 제가 제일 예쁜 줄 알았고, 데뷔하면 다 잘 될 줄 알았어요. 착각에 빠져 살았죠. 2005년 데뷔했으니까 데뷔한 지는 좀 됐는데, 2010년에 동이로 이름을 알리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저를 전혀 몰랐어요. 그래서 좌절도 많이 했었고…. 제가 가진 게 뭔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자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요즘 인기가 실감이 잘 안나요. 금방 사라질 것 같고, 무서워요. 다음 작품까지 잘해야 좀 자리를 잡을 것 같아요.
서: 그 시기는 어떻게 버텼나요?
박: 마음 속으로 항상 '언젠가 잘될 거야' '머지않아 잘될 거야'라고 주문을 외웠죠. 그리고 일단 일이 주어지면 거기 집중했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제 단점들이 하나둘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외모나 연기 어느 쪽이든지 뭔가 부족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내가 그렇게 예쁘지 않구나' '내가 그렇게 잘하는 게 아니구나'하고 생각하게 됐죠. 그래서 '작품을 할 때마다 단점 하나씩만 고치자'고 마음먹었어요. 발음을 지적받으면 그 시기에는 발음만 집중적으로 파고, 다른 걸 지적당하면 또 거기에만 집중하고…. 그렇게 하나하나 고쳐나갔어요. 아, 일이 없으니까 학교(동국대 연극영화학과)도 열심히 다녔어요.(웃음)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성격도 밝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