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안에 '작은 신문사' 있다!
세영이네 가족신문은 1998년 12월 19일 창간됐다. 매주 A4크기 4~8면으로 발행되는 주간지로, 지난 14년간 단 한 주도 거른 적이 없다. 3월 셋째주에 발행된 신문은 692호. 40매씩 엮은 신문묶음이 43권이나 된다.
가족신문은 아버지의 고민에서 비롯됐다. 군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은 양씨는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자는 모습밖에 볼 수 없어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어요. 가족신문을 제작하기로 했죠."
신문을 제작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특히 양씨가 가족신문을 만들기로 마음먹은 당시엔 아이들이 너무 어렸다. 큰아들은 여섯 살, 작은아들은 세 살에 불과했다. 아내는 직장일에, 집안일에 정신없었다. 양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책임져야만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변화가 찾아왔다. "처음엔 아이들이 너무 어렸기에 신문을 만들 때면 옆에 와서 구경만 했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더니 가족신문 읽는 것을 재미있어 하더군요. 그러더니 직접 만드는 일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두 아이는 학교에서 그린 그림이나 글짓기 작품, 친구들과 있었던 일들을 신문에 실어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 직접 글로 기록하는 일도 늘어났다. 본격적으로 가족신문 제작을 위한 '일요 편집회의'가 시작됐다. 주중에는 이메일을 통해 수시로 신문 제작에 대한 의견을 서로 주고받았다.
"가족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취재·편집기자, 아내는 교열기자예요. 저는 편집국장 역할을 맡고 있어요.(웃음)"
◇가족 대화 늘고 건전한 취미 생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