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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샘의 근현대사 이야기] "신식 군인과의 차별 너무 심해" 불만 폭발

2012/03/22 16:39:19

성난 구식 군인들은 관리들의 집으로 쳐들어갔어. 부패한 관리들의 횡포로 겨와 모래가 섞인 쌀을 받았으니 그럴 수밖에. 그들은 평소에 미워하던 관리들을 처벌하고 일본 공사관을 불태웠어. 그리고 별기군을 훈련시키기 위해 들어와 있던 일본인 교관까지 죽였지. 구식 군인들의 다음 목표는 왕비가 있는 궁궐이었어. 흥선대원군이 나라를 다스릴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나라의 문을 열고 개화를 추진한 왕비 민씨(훗날 명성황후) 때문에 엉망이 됐다고 생각했거든.

구식 군인들의 반란엔 어느새 가난에 찌들어 있던 일부 백성들도 함께 했어.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도 이상한데, 거기에 백성들은 왜 함께 했을까? 강화도 조약 이후 백성들의 생활도 어렵긴 마찬가지였어. 일본을 통해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일부 편리한 점도 있었지만, 많은 쌀이 일본으로 수출됐거든. 수출이 늘어나면 좋은 게 아니냐고? 맞아. 하지만 조선에서 수출되는 쌀엔 세금이 없어서 싼값에 일본으로 팔리고 있었어. 조선에서 수출되는 농산물을 보호해야 할 세금 조항이 없었던 거지. 그러한 내용을 잘 모르고 강화도 조약을 맺었으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의 몫이었단다. 쌀이 부족하니 쌀값은 오르고 덩달아 물가도 올랐어. 중간에서 이득을 보는 건 일본 상인들이었고, 주로 농사를 짓고 살아야 하는 백성들의 삶은 갈수록 힘들어졌단다.

“개화가 뭔지, 살기만 어려워졌어! 나라의 문을 연 왕비는 물러가라!”

깜짝 놀란 명성황후는 궁녀 복장을 하고 가까스로 몸을 피했어. 고종이 나라를 다스릴 때이지만, 실은 명성황후를 비롯한 그 친척들이 나라 살림을 좌지우지하고 있었거든. 이처럼 신식 군인과 구식 군인의 차별로 구식군인이 일으킨 사건을 ‘임오군란’이라고 해. 임오군란은 신식 군대와 구식 군대의 차별에서 발생했지만, 한편으론 개화 정책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단다.


◇조선, 외국 끌어들인 대가 치러

고종은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사태를 진정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여 어쩔 수 없이 뒷전에 물러나 있던 흥선대원군에게 뒷일을 부탁했어. 임오군란으로 다시 정권을 잡게 된 흥선대원군은 구식 군인들이 바라는 대로 월급을 주었어. 그리고 개화 정책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지. 하지만 흥선대원군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단다. 겨우 몸을 피했던 명성황후가 청나라에 도움을 요청한 거야. 청나라는 군대를 출동시켜 구식 군인들의 반란을 억누르고 흥선대원군을 납치해 갔어. 흥선대원군은 선생님이 근무하고 있는 이곳 중국의 톈진으로 끌려왔단다.

임오군란은 실패로 끝났고, 궁궐에는 다시 명성황후가 돌아왔어. 흥선대원군을 납치해 간 뒤, 청나라는 조선을 마음대로 움직이려 했어. 우선 임오군란을 억누른 대가로 조선과 청나라는 무역과 관련된 조약을 맺었어. 이로 인해 그동안 항구 근처에서만 허용되던 장사를 수도 한성까지 와서 할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청나라는 조선의 이것저것을 간섭하려 들었단다.

일본도 가만있진 않았어. 일본 공사관이 불타고 일본 사람이 피해본 것을 보상하라며 돈을 요구했어. 그리고 일본 사람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일본군이 조선에 들어왔단다. 결국 조선은 일본과 또다시 불평등한 제물포 조약이란 걸 맺게 됐어. 정말 세상에 공짜란 없구나.

청나라 덕분에 왕실의 안정을 되찾긴 했지만, 명성황후는 점점 청나라의 눈치를 보게 됐지.

청나라의 입김이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일본군도 조선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 되었구나. 스스로 개화를 추진하려던 조선의 앞날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늘의 퀴즈>

그럼, 여기서 오늘의 퀴즈. 임오군란으로 조선에서의 영향력이 커진 청나라로부터 벗어나고 일본의 도움으로 개혁을 이루고자 1884년에 김옥균, 박영효, 서재필 등이 일으킨 이 사건은 무엇일까?

①갑신정변  ②갑오개혁  ③을미개혁  ④을미사변

(정답은 3월 30일 자 5면에)

※지난 호 퀴즈 정답: ①보빙사


☞윤준기 선생님은…

중국 천진한국국제학교 근무
2007 개정 국정 사회 5학년 교과서 집필
2007 경기도교육청 으뜸교사상 수상
한국역사학회 회원
한국교총 우리역사연구회 회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장학자료 집필
경기도교육청 장학자료 집필
한국교총 주관 '독도의 날' 경기도 대표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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