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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측 "한총장, 연임하려 이사회 공격"… 한영실 "딸뻘 총장이라며 삿대질 당해"

2012/03/23 02:40:04

이 사태에 대해 숙명여대 안팎에서는 한 총장과 이 전 총장 간 갈등이 터져 나온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총장 측은 "14년간(1994~2008년) 총장으로 재직한 이경숙 전 총장이 퇴임 후에도 이사회를 통해 한 총장을 견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재단 이사회 측은 "한 총장이 이사회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대학행정을 밀어붙여 불거진 일"이라고 반박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 전 총장은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 총장 측 입장

이번 사건은 숙명여대가 1995년부터 2009년까지 15년간 기업과 동문 등으로부터 유치한 외부기부금 685억원을 대학 기부금 통장으로 받았다가, 재단의 계좌로 이체한 뒤 다시 재단 전입금 명목으로 학교에 입금한 사실이 교과부 조사에서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재단의 이 같은 기부금 처리 방식은 불법이라는 것이 교과부와 한 총장 측의 입장이다.

한 총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재단 이사회가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앉아서 동문들이 기부한 돈을 자기들이 낸 돈으로 세탁해 생색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장이 된 후 잘못된 기부금 처리문제를 지적해 고쳤더니 이사회에서 (내가) '미운털'이 박힌 것 같다"면서 "이후로 이사들이 나를 노골적으로 무시했다"고 밝혔다. 한 총장은 "예컨대 이사 중에는 '딸뻘인 총장이 말을 안 듣는다'며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그는 "이사회는 (학교 장악을 위해) '교직원들의 복종의무' 시행세칙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이사들로부터 '기업으로 치면 이사회는 사장이고, 총장은 직원에 불과하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재단 입장

이용태 재단 이사장은 본지 통화에서 "한 총장은 이사회를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바꿔 총장을 연임(올해 8월 임기 만료)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사회를 공격하고 무시해 왔다"며 "해임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총장은 재단에 대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의무가 있는데, 한 총장은 이를 전혀 지키지 않았다"며 "3년 전부터 해임하려 했지만 학교 명예가 추락할까 봐 참아왔다"고 했다. 그는 "(내가 교과부로부터 이사장 취소 처분을 받아) 오늘이 이사회가 권한을 갖는 마지막 날이라 해임 결정을 내렸다. 깡패를 동원해서 끌어내지 않는 한 다른 방법이 없지 않으냐"고 했다.

이경숙 전 총장이 재단을 통해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부금을 법인 통장에 넣었다가 다시 학교 통장에 입금한 것에 대해선 "관행처럼 해온 것이지 기부금을 유용한 것은 없다"면서 "교과부가 재단 이사장에게 '사형'에 해당하는 이사장 취소 조치를 내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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