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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샘솟는 놀이터, 도서관에 가보세요"

2012/03/11 16:04:09

‘매일 아침 신문 읽기, 하루 한 권 이상 책 읽기’. 김민선(12·경기 고양 대송중 1년)양이 초등생 시절 6년 내내 지켜온 원칙이다. 여행 갈 때도, 시험 전날에도 ‘예외’는 없었다. 그렇게 읽은 책이 도합 3310권. 웬만한 소규모 초등학교 도서관 총 장서 수와 맞먹는 양이다. 문학·사회·과학·정치·경제…. 딱히 가리는 장르는 없었다. 한글로 된 책을 어느 정도 읽은 후엔 영어 소설에도 도전했다. 중학생이 된 올해도 원칙은 어김없이 지켜지고 있다. 요즘도 책 대여섯권을 골라 주중에 읽은 후 주말이면 그중 특히 마음에 와 닿았던 한두 권을 골라 독후감을 쓴다.

민선양을 책의 세계로 이끈 건 어머니 류보경(45)씨였다. “저보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이 하나같이 그러더군요. 아이 독서 습관만큼은 초등학교 때 꼭 잡아줘야 한다고요. 이후 독서 교육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어요. 지금요? 제일 좋은 독서 교육은 ‘아이와 함께 책 읽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류씨는 민선양이 처음 동화책을 집어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딸이 섭렵한 모든 책을 함께 읽었다. 모녀는 주 1회 특정 요일을 정해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 한 주간 읽을 책을 고른다. 한 달에 한 번씩은 구입할 책 목록을 정한 후 서울 시내 대형 서점을 찾는다. 책을 살 땐 ‘독서 편식’을 막기 위해 민선양과 류씨가 고른 책을 반반씩 섞는다. 민선양은 “엄마와 함께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책과 친해졌고 공통 화제가 생겨 얘깃거리도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독서 원칙을 지키는 게 늘 쉬웠던 건 아니다. 특히 학년이 올라가며 공부량이 늘자, 독서 시간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류씨는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원칙 고수’ 쪽을 택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가 고학년이 되면 독서부터 내칩니다. 하지만 전 ‘길게 보면 독서의 힘이 더 클 것’이라고 믿었어요. 결국 독서 시간을 확보하려고 딸아이가 다니던 학원 수를 줄였죠.”

민선양은 지금껏 별다른 선행학습을 해본 적이 없다. 대신 방학 때면 과목별 교과서 뒤쪽에 실려 있는 참고도서 목록을 참조해 해당 책을 차례로 읽어나갔다. “참고 도서를 읽고 나서 수업을 들으면 ‘아, 이건 무슨 무슨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네’ ‘이 다음엔 이런 내용이 나오겠지?’ 하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전체적인 흐름이 머릿속에 들어 있어 그런지 수업 시간이 늘 즐거워요.”

독서 원칙을 지키며 민선양이 부딪힌 또 하나의 벽은 책 선정 문제였다. 워낙 많은 책을 읽다 보니 새로운 책을 선정할 때마다 고민에 휩싸인 것. 때마침 민선양이 초등 3학년 때 학교가 모 업체의 온라인 독서 인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류씨는 “전문가의 검증을 거친 책들이 소개되는 데다 학부모가 일일이 짚어주기 어려운 책의 핵심 내용을 퀴즈 형식으로 풀어줘 자연스레 독후 활동을 도와주더라”며 “주간·월간 단위로 또래 친구가 읽은 책 권수와 순위가 집계돼 마치 게임 하듯 경쟁하며 독서를 접할 수 있었던 점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어느새 민선양에게 독서는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됐다. “도서관에 갈 때마다 ‘아직도 읽을 책이 이렇게 많구나!’란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대전 샘머리초등학교-특명! 졸업 때까지 책 1000권 독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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