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2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입학 홍보 책자의 첫 페이지는 으레 '명문대 ○○명 진학', '대학 진학률 △△%' 같은 표현으로 장식됐다. 글귀만으로는 일반 고교인지, 특성화고인지 구분조차 모호할 정도였다. 조용간 성동글로벌경영고 교장은 "유리한 내신 조건이나 정원 외 전형 응시 등을 노리고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특성화고를 선택하는 학생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성화고 졸업자를 채용하려는 기업 자체가 많지 않아 취업의 문이 좁은 것도 한계로 지적됐다.
이 같은 흐름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 2010년. 조 교장은 "'학력 인플레이션에 따른 대졸 취업난의 돌파구를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취업 지원을 확대하고 대기업도 고졸자 채용 확대를 발표하는 등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졸 취업자에 대한 대우 개선은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 전환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그의 설명.
지난해 9월 삼성생명 취업에 성공해 서울 노원지역 단위에서 근무 중인 성동글로벌경영고 졸업생 윤빛나(19)씨의 초봉은 3100만원이다. 윤씨를 비롯해 산업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은행권 취업에 성공한 이 학교 동기 25명의 평균 연봉은 2600만원 수준. 웬만한 대졸 신입 사원 못지않은 액수다. 윤씨는 "입사 전엔 (대졸 출신 사원과의) 차별을 걱정했지만 실제로 근무해보니 괜한 기우였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 시절 학교에서 전공 교육 외에도 다양한 부문의 도움을 받았다"며 학교 측에 고마워했다. "특히 면접 직전엔 담당 선생님이 밤 10시까지 함께 남아 용모·말투·복장·인사법 등을 꼼꼼하게 지도해주셨어요. 그때 경험이 실제 면접 때 큰 도움이 됐죠."
◇비결2ㅣ"학생 취업 위해…" 발로 뛰는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