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7 16:54:09
◇‘여행’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다
오 씨 모자의 여행은 중빈이가 네 살 때부터 시작됐다. 육아에 지친 오 씨가 기분 전환을 위해 여행을 생각했고, 한 달이라는 그리 짧지 않은 여행계획을 세웠다. 그가 선택한 지역은 편한 여행과는 거리가 먼 터키. 주변의 만류가 심했다.
“요즘은 패키지 상품을 비롯해 고생을 안 하는 여행이 많은데, 절대 여행을 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름다움만 보기보다는 그 안의 고달픔도 함께 보고 싶었어요. 중빈이에게는 경험을 통해 가난한 나라의 아이이건 부유한 나라의 아이이건 관계없이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지요.”
터키를 시작으로 라오스, 캄보디아, 우간다, 탄자니아, 미얀마 등 매년 한 곳 이상을 한 달 넘게 여행했다. 지난해 필리핀봉사활동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여행한 나라만 해도 30곳이 넘는다. 오지로의 여행인 만큼 여정은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매 순간이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의 연속이었다. 한번은 중빈이가 길가에서 길을 건너는데, 갑자기 신호를 지키지 않은 차가 나타나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고. 그때 생각만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는 오 씨는 “여행은 결코 즐거운 일만 가득할 수 없기에 그 상황 자체를 이해하고 적응해나갔다” 고 말했다.
어른도 버티기 쉽지 않은 오지로의 여행이 중빈이에게 힘들지 않았을까. 중빈이의 대답은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