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프랑스의 퐁피두 센터는 에스컬레이터를 비롯해 거의 모든 설비를 건물 외부에 설치해 마치 인체 해부 모형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특이한 모습을 보려고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데 사실 건물을 그렇게 설계한 이유는 내부 공간을 넓히기 위해서였다. 대개 고층의 현대 건축은 승강기와 화장실의 급수·배수, 계단 등을 건물 한가운데 두는데, 기둥을 세우지 않은 공간으로 건물을 짓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퐁피두 센터는 그런 설비를 아예 밖으로 빼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 예로 볼 수 있다. (내용 참고: 서윤영,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궁리)
●창의력 문제 1
파리의 퐁피두 센터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건축물과는 매우 다른 모습일 거예요. 글에 나타난 퐁피두 센터를 상상하며 그림으로 그려 보세요.
[이야기 둘]영국은 세계에서 정원(庭園) 문화가 매우 발달한 나라이다. 그래서 정원사들도 자기 직업을 자랑스러워한다. 세계적인 정원·원예 박람회 '첼시플라워쇼'에서 한국의 황지해씨가 '해우소 가는 길'이라는 작품으로 최고상을 받았다. 해우소는 근심을 풀고 번뇌가 사라지는 곳이라는 뜻으로, 주로 절에서 화장실을 이르는 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원 전문가들이 '해우소 가는 길'을 최우수 작품으로 꼽은 이유는 뭘까? 심사위원들은 처음엔 화장실을 주제로 한 정원을 보고는 많이 당황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연스러움과 단순함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 해우소 가는 길에 민들레·뱀딸기·더덕 등 한국 식물들을 옮겨 심어 작은 정원으로 꾸며놓은 것에 영국인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의 전통미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