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된 후에도 '영원한 현역'
송오현 원장은 지난해 총매출 873억원을 달성한 교육 전문 기업 최선어학원의 CEO다. 동시에 전국 16개 직영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열혈 강사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대형 어학원장이 유명세를 얻은 후 직강을 피하는 것과는 대조적 모습이다. 송 원장은 이에 대해 "학생을 가르치며 행복해 하는 내 모습을 400여명의 강사진에 보여주려면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것 말곤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행복은 장작 패기와 비슷해요. 일단 땀이 나니 행복하고, 내 덕분에 다른 사람이 따뜻해지니 일석이조죠. 강의도 마찬가지예요. 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요. 또 아이들은 제게 좋은 영어를 배워가니 제 행복은 더 커지죠. 이렇게 서로가 행복해 하다 보면 교육의 질은 더 높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지난 1993년 10㎡(3평)도 안 되는 곳에서 단 네 명의 수강생을 가르치며 학원사업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줄곧 신규 강사 채용과 수업 진행은 그의 몫이었다. 특히 그는 원어민 강사 교육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인다.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전부 한국어를 잘 가르칠 수 있나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전 원어민 강사를 교육시킬 때 그들이 누구에게, 뭘, 왜 가르치는지 엄격히 따져 묻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스스로 동기 부여가 된 강사들은 고국에 돌아갔다가도 다시 우리 학원을 찾아올 정도로 학생 교육에 재미를 느끼곤 하죠."
◇"내가 먼저 미소 짓고 인사한다"
송오현 원장이 영어교육사업에 뛰어들며 가장 주목한 건 학생들에게 '언어의 논리'를 깨우치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특히 "문법은 곧 암기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부터 깨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종류의 문법엔 메시지가 있어요. 예를 들어 현재 시제는 동작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존재하는 어법이에요. '이건 사과다' 같은 문장에서처럼요. 반면, 현재에 일어난 동작을 나타낼 땐 현재형이 아니라 현재완료형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습자는 현재완료시제를 '과거에 시작한 동작이 현재에 끝났음을 나타내는 시제'라며 기계적으로 외웁니다. 머리가 아플 수밖에요. 전 영어를 가르칠 때 언어 속에 흐르는 논리의 맥을 잡고 이를 다양한 영역에 활용하는 '서큘러(circular) 시스템'
〈키워드 참조〉을 강조합니다. 최선어학원이 오늘날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그 덕분이고요."
그는 최근 1, 2년 사이 영어 유치원, SAT 전문학원, 취업컨설팅업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유치원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영어교육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사업체를 키우기까지 그를 지탱해온 경영 철학은 '행복'이다. 그는 평소 '내가 미인'이란 말을 자주 한다. '내가 먼저 미소 짓고 인사한다'는 문장의 줄임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수업 전 항상 자신을 '행복요리사(Happy Maker)'라고 소개한다.
"저희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그 어렵다는 타임지 기사도 척척 읽어냅니다. 왜냐고요? 영어 공부가 친구도 사귀게 해주고 세상을 보는 창도 넓혀준다는 사실을 저절로 깨닫거든요.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스스로 목표를 만들었더니 즐겁게 달려가게 되더라고요." 송 원장의 다음 목표는 내년까지 서큘러 시스템에 대한 책을 쓰는 것. 그는 "서큘러 시스템이 우리나라 영어교육계를 변화시킬 생각만 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