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5 14:27:03
◇문과 입시 관문 좁아진 원인은 '수포자(수학 포기자) 급증'
한 원장은 올해 입시 결과를 '이과 강세'로 요약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12학년도 수능 수리영역 '가'형 응시자는 15만 명, '나'형 응시자는 45만 명이다. 가형은 이과, 나형은 문과 학생이 각각 치르는 시험이다. 그는 "응시자 수가 늘며 문과 계열 합격선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학부모나 학생은 수학 못하면 무조건 문과를 택한다"고 말했다.
"중앙대·경희대·한국외국어대·서울시립대 정도가 목표일 경우, 수능 성적이 1만5000등 이내이기만 해도 희망적입니다. 올해 수리 가형 1등급이 6953명, 2등급이 1만156명이었거든요. 2등급만 되면 서울권 대학에 원서를 내볼 만했죠. 반면, 수리 나형에선 1등급(2만1823명)을 받아도 서울권 진입이 어려웠습니다."
한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적어도 나만큼은 우리 아이의 성적을 확실히 알고 있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모의고사 성적은 좋았는데 희한하게 수능에서 실수를 많이 했다"며 얼버무리는 학부모는 자녀의 성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상당수의 학부모가 모의고사나 수능 성적표를 제대로 읽지 못합니다. 평소 자녀가 갖고 오는 모의고사 성적표엔 재수생의 성적이 빠져 있어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나마 재수생 응시율이 비교적 높은 6·9월 모의고사 성적이 그나마 객관적 자료예요."
◇편한 수험 생활 없어… 독하게 맘먹고 도전해야
한상희 원장에게 재수 상담을 요청하는 학부모가 가장 궁금해 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자기 자녀의 재수 성공 여부'다. 한 원장은 매번 반복되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두툼한 서류 뭉치를 보관하고 있다. 등용문기숙학원을 거친 재수생들의 성적표다.
"만약 피상담 학생의 언어·수리·탐구영역·외국어 성적이 각각 1·2·3·4등급이라면 똑같은 등급을 받았던 과거 원생의 성적표를 보여줍니다. 아래는 재수한 뒤에 받은 성적표고요. 불과 1년 만에 외국어영역 성적이 확연히 올랐죠?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놓으면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이 확 달라집니다. '하면 된다'는 확신이 생기거든요. 분명한 건 현역이든 재수생이든 이 같은 자기 암시 없인 성공적 결과를 얻기 어렵단 사실이에요."
20년 이상 기숙학원을 운영하는 동안 한 원장의 머릿속에 가장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원생은 누굴까? 한참 고민하던 그는 "딸"이라고 대답했다. "지금은 영국 리버풀대학에서 의학을 전공 중인 딸아이가 한때 제 기숙학원에서 수험 생활을 했어요. 고2 때 검정고시를 칠 때부터 학원에서 살았거든요. 당시엔 '너무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부모 입장에선 안타까웠지만 요즘은 '그때 고생한 덕분에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다'며 뿌듯해 하더라고요. 편하고 수월한 수험 생활 같은 건 없습니다. 그러니 전국의 수험생과 학부모 여러분, 딱 1년만 독하게 마음먹으세요!"
대입 수험생 엄마가 반드시 챙겨야 할 '3대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