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3 16:09:32
△그림에 이야기를 붙이다 보면 수학적 지식이 저절로
그림으로 보는 어린이 수학 동화를 만든 이는 덕성여대 김승민(49세·시각디자인과) 교수다. 김 교수는 “정확히 말하면 일부러 그림만 덩그러니 넣었다. 이야기는 그림을 보는 관람객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도록 의도했다”라고 말했다.
“전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질문을 던졌어요. ‘이 그림에 어떤 이야기를 붙일 것인가’란 물음이었죠. 물론 그 질문은 어디에도 쓰여있지 않아요. 관람객들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죠. 제 작품은 ‘겉으론 완성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완성되지 않은 작품’이에요. (웃음) 전 부모와 아이가 그림을 관찰하면서 거기에 어울릴 법한 재밌는 내용을 계속 붙이도록 유도했어요. 작품 속에 다양한 수학적 소재와 캐릭터를 집어넣었거든요. 그렇게 엄마와 아이가 그림 곳곳을 손가락으로 하나씩 짚어 이야기를 만들다 보면 자연스레 수학을 이해하게 되는 거예요. 흥미가 저절로 생기도록 돕는 셈이죠.”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11일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내놨다. 수학을 암기를 통한 문제 풀이가 아닌 상상력과 창의력을 동원해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바꾼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김 교수도 ‘수학 교육’에 있어선 비슷한 생각이다.
“솔직히 말해서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준비한 건 아니에요. 수많은 학부모와 만나며 대화를 하다 보니 저절로 이런 교육 방식이 필요하단 걸 느낀 거죠. 단순히 외우는 것보다 이야기를 만들고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레 수학을 배우는 게 훨씬 재밌지 않겠어요? 제가 그동안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학습·교양 분야를 좀 더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책을 만든 것도 그 이유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