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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듣는 법 가르쳤더니 대화 물꼬 트이더라

2012/02/08 16:23:38

◇동아리 결성, 교내 대회 개최 등 다양한 시도

세종고의 토론 교육은 지난 2009년 김유동(43) 교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EBS와 강남구청 인터넷강의에서 7년 넘게 언어영역 강사로 활동한 그는 욕설과 왕따, 학생과 교사 간 반목의 원인을 '소통의 부재'에서 찾았다.

"한 번은 소풍 장소를 학급 회의로 결정하자고 제안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칠판에 후보 장소를 몇 군데 적어 다수결로 처리하자더군요. 심지어 '가위바위보로 정하자'는 아이도 있었어요. 명색이 국어과 교사인데 문제 푸는 법 가르치느라 실제 사회생활에 필요한 타인과의 소통 능력은 가르치지 못했다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김 교사는 곧바로 서울시교육연수원 맞춤형 연수에 공모, 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교내 토론 교육을 시작했다. '회복 탄력성'(위즈덤하우스)의 저자 김주환 교수(연세대 신문방송학과), 토론 전문가 이정옥 교수(숙명여대 의사소통센터) 등 외부 강사를 초빙해 동료 교사 30명과 연수를 진행하고 토론 방과후 학교를 열었다.

학생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토론 동아리를 위해선 대학생 토론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연세대 토론 동아리 YDT 회원들을 섭외해 주 2회씩 지도를 맡겼다. 이후 토론활동은 창의적 특색활동과 교내 토론대회, 방과후 영재 학급 등으로 점차 확대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교내 토론대회의 경우, 준비 기간만 한 달 이상 필요하지만 13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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