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학번 이씨는 학생회관에서 2500원짜리 밥을 먹는다. 91학번 신씨 때는 1000원이었다. 요즘은 8000원 하는 영화요금도 당시엔 2500~3000원이었고, 커피도 1000원이면 됐다. 선배는 4년 대학 다니는 데 2888만원이면 됐는데, 후배는 8368만원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190% 오른 것이다. 112% 오른 물가를 훨씬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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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부터 채무자 인생요즘 20대는 부모의 뒷받침이 없는 한 예전처럼 자신의 힘으로 대학을 마치기가 힘겹다. 그래서 많은 20대가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대출받는다. 사회에 처음 뛰어들 때부터 빚을 지고 출발하는 것이다.
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비 마련을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20대 가구주 비율은 22.4%로 전년 11.2%의 정확히 배로 늘었고, 40대(17.1%), 50대(13.8%)를 웃돌았다. 가구주만 조사한 것이지만, 다른 20대도 신용대출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경기도의 한 전문대에 다니는 유모(24)씨는 등록금(약 400만원)을 벌기 위해 저축은행 2곳에서 400만원을 빌렸다. 건설 현장에서 매달 100만원을 버는 아버지의 일감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휴학한 뒤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연체 이자만 갚아오다 신용불량자가 됐다.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은 2006년부터 급증해 이젠 2만9896명(지난해 9월 기준)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