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한 뒤 가출까지 한 청소년들이 학교 폭력의 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가출청소년(14~19세)의 수는 2006년까지 9390명으로 1만명 이하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8년 1만5000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2만438명으로 급증했다. 학교생활 부적응, 품행 불량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 수(교육청 자료) 역시 2월 기준으로 중학생이 1만6320명, 고등학생이 3만3782명에 달한다.
문제는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퇴학하면 가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들의 행동은 교사와 부모의 통제권을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생계를 유지할 길이 없는 퇴학·가출청소년들은 당장 돈 문제에 직면한다. 경찰은 이들이 가장 손쉽게 돈을 구하는 방법이 학교 주변을 맴돌며 학생들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퇴학·가출청소년이 저지르는 폭력은 '생계형 학교폭력'의 성격이 강하고, 학교에 다닐 때보다 폭력의 강도가 강해지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순갑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무총장은 "가출·퇴학청소년이 저지르는 학교폭력도 문제지만, 이들이 원조교제에 나서거나 범죄조직에 포섭되는 등 성인폭력의 대상자로 전락한다는 점이 심각하다"며 "정부가 학교 폭력대책을 수립하면서 가출·퇴학청소년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