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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또다른 마약 ⑥] 학교폭력 배후는 게임… '빵셔틀(일진에게 강제로 빵을 사다가 공급해주는 아이)'도 스타크래프트에서 나온 것

2012/02/06 03:01:02

지난해 12월 '왕따 폭력'으로 자살한 대구의 중학생 김모군 사건도 '메이플스토리' 게임에서 비극이 시작됐다. 김군을 괴롭힌 가해학생 2명은 김군에게 "같이 게임을 키우자"고 접근한 뒤, 아이템을 산다며 돈을 빼앗고 게임 레벨(각 게임을 하는 능력수준)을 올리라며 자신들 게임 ID로 접속해 게임을 하도록 했다. 김군은 유서에서 "그때부터 매일 컴퓨터를 많이 하게 됐다.…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고 (부모님이) 혼내실 때 부모님을 원망하기보단, 그 녀석들에게 당하고 사는 내가 원망스러웠다"고 적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5학년 A군도 작년부터 학교 친구들에게 '메이플스토리' '테일즈러너' '던전앤파이터' 게임아이템을 상납하고, 친구의 ID로 접속해 게임 레벨을 올려주고 있다. A군은 "게임 아이템을 친구들에게 빼앗기는 게 화가 났지만 안 그러면 친구들이 괴롭힌다"고 말했다.

서울의 중학생 B군은 2010년 같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던전앤파이터' 게임을 하다가 게임머니인 '골드'를 빼앗겼다. 게임과 동시에 채팅을 하던 중 이 사실을 얘기했는데 몇몇 아이들이 달라고 했다. B군이 거절하자 채팅창에는 갑자기 험악한 말들이 뜨기 시작했다. "나중에 만나면 ×나 팰 거다." "당장 나와라. 죽여버리겠다." 결국 현금 6만원 상당의 아이템을 빼앗긴 A군은 "몇 달 동안 모은 돈으로 산 아이템인데 너무 억울했다"며 "하지만 안 주겠다고 버티다가 오프라인(실제 현실)에서 맞거나 왕따당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 오모 교사는 "왕따 폭력 가해학생은 괴롭힘의 수단으로 게임을 이용하고, 피해학생들은 현실의 외로움을 잊기 위해 게임에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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