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03 03:05:40
게임에서 아이들을 떼어놓기 위한 부모들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주부 강지영(가명·47·서울 반포동)씨는 2년 전부터 노트북 컴퓨터를 베개처럼 베고 잔다. 당시 고교 2학년이었던 아들이 게임에 너무 빠져들자 데스크톱 컴퓨터는 없애버리고 노트북은 필요할 때만 쓰게 하면서 엄마가 관리한 것이다. 밖에서도 게임을 못하게 하려고 현금은 주지 않았다.
컴퓨터를 돌려달라며 난리를 치던 아들이 며칠 후 잠잠해지자 강씨는 '작전'이 성공했다 싶어 기뻤다. 그러나 넉 달 후 아들의 옷에서 담배 냄새가 나 자세히 살펴봤더니 팔목에 시퍼런 멍이 있었다. 아들은 학교에서 단체로 헌혈을 했다고 변명했지만 실은 헌혈을 하면 받을 수 있는 '문화상품권'으로 PC방에 가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네 번이나 헌혈을 했던 것이다. 강씨는 "그때 다행히 팔목의 멍을 발견해 아들을 게임에서 멀리하는 데 성공했고 올해 아들은 대학에 갈 수 있었다"면서 "아들 둔 친구들이 모이면 아이를 게임에서 떼어놓는 노하우를 교환하는 게 중요한 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