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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평등에 제사도 안 지내? 조선 땅에서 천주교 몰아내!

2012/01/29 16:08:16

◇프랑스, 선교사 탄압 구실로 조선에 통상 요구

천주교에 대한 이러한 탄압은 때론 양반 관리들 사이에서 서로 상대방을 몰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단다. 흥선대원군이 정권을 잡고 있던 시기에도 양반들은 천주교가 조선의 유교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악한 종교라며 끊임없이 대원군에게 상소를 올렸어. 마침내 1866년 흥선대원군은 양반과 유생(유학을 공부하는 선비)들의 요구에 따라 천주교를 탄압하면서 6년 동안 천주교 신자 8000여 명을 죽이는 끔찍한 일을 벌이고야 말았어. 그중에는 프랑스 선교사 9명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가까스로 살아남은 리델이라는 선교사가 중국으로 탈출해 프랑스의 로즈 제독에게 이 사실을 알렸어. 프랑스는 이 사건을 구실로 조선에 사과와 손해배상, 그리고 통상을 위한 조약 체결을 요구했어. 물론 프랑스의 가장 큰 목적은 조선과의 무역을 위한 조약 체결에 있었지.

하지만 흥선대원군은 이를 단호히 거절했어. 그러자 프랑스의 로즈 제독은 군함 7척에 해군 600명을 태우고 강화도 갑곶에 상륙해 강화성을 점령했어. 프랑스의 침입에 맞서 조선의 한성근 부대는 문수산성으로 프랑스군을 유인한 뒤 그곳에서 크게 물리쳤어. 한편 강화도 남쪽의 삼랑성(정족산성)을 공격하려던 프랑스군은 미리 숨어서 기다리던 양헌수 부대의 공격을 받아 6명이 죽고 수십 명이 다친 채 간신히 갑곶으로 도망갔다고 해. 이후 프랑스군의 사기는 크게 떨어졌고, 로즈 제독도 조선을 침략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을 깨닫고 물러가게 되었지. 이처럼 병인년(1866년)에 강화도에서 프랑스 함대와 조선 군대가 충돌한 사건을 ‘병인양요’라고 해. 이 싸움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서양의 침략 세력을 물리친 사건이지.

한편 프랑스군은 강화도 외규장각²에 있던 조선왕실 의궤 340여권과 지도 2점, 족자 7개, 대리석판(옥책) 3개 등을 강제로 빼앗아가고 나머지는 불태웠다고 해. 이때 프랑스가 훔쳐간 외규장각 도서들은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가 그 중 일부가 2011년에야 비로소 임대 형식으로 우리나라로 돌아왔단다.

프랑스의 침입을 막아낸 흥선대원군은 한숨을 돌렸어.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어. 또 다른 서양 세력이 조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거든. 과연, 조선의 문을 열기 위해 다가온 그 나라는 어디일까?

오늘의 퀴즈

여기서 오늘의 퀴즈. 이것은 서학(천주교)에 맞선다는 의미로 최제우가 창시한 종교야.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 사상을 내세우며 모든 사람이 평등해야 한다고 주장했어. 그러나 나라에서는 백성의 마음을 어지럽힌다면서 이것을 금지했어. 과연 이 종교는 무엇일까? <정답은 2월 6일에>

①동학   ②유교   ③불교   ④도교

※지난 호 퀴즈 정답 : ④강화도조약

+곁들여 읽기

1. 천주실의(天主實義)

1595년 이탈리아의 마테오 리치가 중국에서 펴낸 교리서입니다. 천주실의라는 말은 ‘천주에 대한 참된 토론’이란 뜻이지요. 총 2권으로 이뤄진 이 책은 중세 동북아시아 사회에 천주교 신앙과 서구 윤리사상을 퍼뜨리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8편 174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1~4편은 상권에, 5~8편은 하권에 실려 있습니다. 중국 학자와 서양의 교주가 토론하는 내용을 대화체로 실었는데 천주교를 옹호하고 알리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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