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9 16:17:21
강옥기(63)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3월 교과부가 한시적 조직으로 출범시킨 수학교육개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대학교수이면서도 8년간의 교직과 13년간의 연구직 생활을 두루 거친 그는 총 여섯 차례의 회의를 이끌며 수학·과학·산업 등 각계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위원진의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냈다.
'달라지는 수학'에 대한 학부모의 최대 걱정은 '(과정을 중시하는) 새 수학의 평가 체계를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점수 매겨 줄 세우는 현행 수학 평가 방식이 깔끔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느 조직이든 정말 중요한 인재를 선발할 땐 오랜 기간 공들여 그 사람의 능력이나 인격을 꼼꼼히 살피게 마련이에요. 수학 평가 역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맞고요. 다만 그렇게 되려면 교사의 업무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지겠지요. 지도 학생의 개별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어느 누가 평가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도 그 자리에서 정당성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할 테니까요."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이 확실하게 자리 잡으려면 무엇보다 입시 교육에서의 평가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강 교수의 지적이다. 실제로 교과부는 이번 방안 발표에 앞서 "추후 대입 평가 시 수학적 추론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반영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 강 교수는 "전례 없이 교과부 내에 별도 조직(수학교육개선팀)이 갖춰지고 개혁 추진에 필요한 중장기 예산 확보 방안까지 논의되는 등 정부의 개혁 의지가 워낙 강해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귀띔했다.
수학은 계통성이 강해 일찌감치 틀을 잡아놓지 않으면 좀처럼 따라잡기 힘든 과목이다. 중학교 때부터 숱한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쏟아지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강옥기 교수는 "다소 고생스러워도 수학은 결코 포기해선 안 되는 과목"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매 강의 첫 시간 때마다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얘기가 있어요. 수학은 주변 환경을 이해하도록 돕는 학문인 동시에 미래를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학문이란 거지요. 수학 공부를 특히 어려워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자녀에게 이 얘길 꼭 들려주세요. 제대로 된 공부는 그 학문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