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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기숙학원 24시

2012/01/30 03:06:00

오전 6시 30분, 언제나처럼 눈이 떠졌다. 침대에서 뒤척일 때쯤 선생님이 학원 건물 전체를 돌며 방문을 열어두셨다. 5분쯤 지나자 어김없이 기숙사 전체에 최신 가요가 울려 퍼졌다. 난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1년 전만 해도 매일 아침 기상 시각을 놓고 엄마와 승강이하곤 했는데 이런 변화는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다.

룸메이트인 경석이, 성재와 식당으로 향했다. 둘과는 요즘 부쩍 친해졌다. 전부 한 반으로 편입된 데다 같이 고생하는 처지여서 남다른 정이 느껴진달까? 친구들이 원하는 대학에 붙었다는 소식에 의기소침해질 때마다 두 녀석이 곁에 있어 다행이다.

식사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식당은 여학생 구역과 남학생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교실도 여지없이 ‘여학생용’과 ‘남학생용’ 좌석이 구분돼있다. 학부모 입장에서 자녀를 기숙학원에 보낼 때 가장 신경쓰이는 게 연애라던데 여긴 그런 점에서 100% 안전하다.
7시 50분부터 단어시험을 치른 후, 자습이 시작됐다. 내가 펼쳐든 책은 ‘수학의 정석’. 지망 대학인 육군사관학교는 수학 시험이 특히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어서 수학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그 덕분에 학원에 들어온 지 한 달여 만에 공통수학과 수1 정석을 한 번씩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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