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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우도 가을 학기제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대학 국제화로 꼽힌다. 가을 입학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대학인 도쿄대는 학부생의 0.4%, 대학원생의 2.1%만 외국에 유학 중이다. 일본 전체의 유학생은 2004년 8만2945명에서 최근 5만명대로 감소했다.
5년 후부터 봄 입학(4월)을 가을 입학제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의 학제개편 중간 보고서를 최근 발표한 도쿄대는 "외국 대학 대부분이 가을 입학제를 택하고 있어 외국으로 유학 가기도, 외국에서 유학 오기도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각종 국제적 대학평가에서 도쿄대학 순위가 30위에 머문 것도 학기가 달라 외국 교수나 학생 유치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쿄대학의 가을 입학제 도입에 대해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도 최근 "글로벌 인재 육성의 관점에서 도쿄대의 움직임은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일본 대학의 가을 학기제 도입에는 걸림돌도 많다.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유치원·초·중·고는 물론 기업 채용도 봄 입학 및 졸업에 맞춰져 있다. 도쿄대는 입학까지의 공백 기간은 신입생들이 근로체험, 국제교류, 봉사활동 등을 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이 가을 학기제를 본격 시행할 경우 한국 대학들도 '대학의 글로벌화'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도 변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세대 행정학과 장용석 교수는 "국제화 추세에 맞춰 우리도 대학 가을 학기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 수능 한번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현행 입시체제를 개편하는 논의를 함께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