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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왕따 둘, 서로 때려" 가해학생들이 폭력조종

2012/01/20 03:11:17

그러나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 B군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한 것이다. 학교에 갔다가도 조퇴해서 집에 돌아오기 일쑤였다. 학교에 가지 않고 길거리에서 밤을 새우다 집에 들어온 적도 여러 번이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니 "우울증세가 너무 심해서 이대로 방치하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결국 B군 부모는 경찰에 C군을 폭행 혐의로 고소했고, C군 부모도 이에 대해 "B군이 우리 애를 먼저 괴롭히고 같이 때렸다"며 맞고소했다. 왕따 폭력 피해학생들끼리 맞고소를 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B군 부모는 아들과 C군에게 폭행을 강요한 학생들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B군으로부터 들어 알게 됐다. 학교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폭력을 강요한 학생들을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학교와 교육청은 이 사건을 '왕따 폭력'이 아닌 B군과 C군의 단순 폭행사건으로 몰고 가려 했다. 그 결과 B군과 C군을 지능적으로 괴롭힌 가해학생들은 제대로 된 조사는 물론 처벌을 전혀 받지 않았다.

B군의 아버지는 "아직 어린 줄 알았는데, 이미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들의 축소판이었다"며 치를 떨었다. 그는 "자기들은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고 멀쩡한 애들 두 명을 갖고 놀면서 '왕따폭력'을 주동한 가해학생들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불쌍한 피해 학생들끼리 서로 가해자라며 싸우는 꼴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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