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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지변과 같은 충격대구교육청이 지난해 12월 친구들의 괴롭힘 때문에 자살한 김모(14)군과 같은 중학교 전교생 982명의 심리를 조사한 결과, 약 12%(116명)가 심리적인 불안 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6명을 직접 상담한 영남대 김정모 심리학과 교수는 "학생들은 놀라고 불안한 마음 때문에 일상생활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소화 장애, 불면증을 겪고, 가해 학생에 대한 분노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집단 괴롭힘 사건을 목격한 학생들의 심리적인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2004년
미국의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리처드 해즐러(Hazler) 박사와 오하이오대 그레고리 젠슨(Janson) 박사가 과거 집단 괴롭힘을 지켜본 대학생 77명을 설문한 결과, 이들이 받은 심리적인 충격이 천재지변 또는 생명의 위협을 받은 경험을 했을 때의 충격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왕따 목격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198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진 당시 경찰, 소방관, 고속도로 작업자들이 받은 스트레스 수준과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