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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오랜 친구 <1989년작 '머털도사'>'우리의 도사님'으로 돌아온다!

2012/01/12 16:16:23

◇머털도사에 대한 애정으로 아버지 딸이 함께 만들어
유성웅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부’다. ‘떠돌이 까치(1987년)’ ‘독고탁(1983년)’ ‘84 태권 V(1984년)’ 등 80년대를 주름잡았던 인기 만화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그는 여러 작품 가운데서도 머털도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80년대 ‘머털도사’의 인기가 정말 대단했어요. 시청률이 54%를 기록한 적도 있었죠. 재미와 감동을 두루 갖춘 덕분이에요. 머리를 삐죽삐죽 세워 도술을 부리는 ‘머털’이란 캐릭터가 큰 사랑을 받았어요. 그간 수많은 창작 애니메이션을 작업해왔지만 머털도사처럼 제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은 별로 없었어요. 이 때문에 줄곧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작업해보고 싶단 바람을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유 감독이 머털도사를 다시 선보이기까진 어려움이 많았다. “원작자 이두호 씨(69세)로부터 판권을 구입해 2000년대 중반부터 작업에 나섰어요. 하지만 변화하는 감각에 맞춰 머털도사를 새롭게 기획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국내 애니메이션의 여건상 충분한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았죠. 그렇게 몇 년이 흘렀는데 2008년에 영화를 전공한 막내딸이 애니메이션 기획·제작사인 ㈜꽃다지를 설립, 저를 도와주게 됐어요.”

영화학과를 거쳐 대학원에서 영화영상 기획을 전공한 유정주 대표는 그간 쌓은 지식에 열정을 더해 뛰어난 기획력을 발휘했다. ‘신 머털도사’에 대한 서울신용보증재단·동국대학교 산학협력단·EBS·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의 투자와 협력도 모두 그녀가 이끌어냈다. 여기에 유 감독의 노하우와 경험이 더해져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저도 어렸을 때 머털도사를 정말 재밌게 봤어요. 이 작품이 그냥 ‘옛날 인기 만화’로 묻히기 아깝단 생각이 아버지와 같았죠. 요즘 시대 어린이들에게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단 확신이 있었어요.”

◇30여 종의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
‘신 머털도사’는 이전 작품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유 대표는 “기본적인 줄거리 얼개는 그대로 가져왔지만, ‘전혀 새로운 작품’으로 느껴질 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추가했다”고 귀띔했다.

“‘신 머털도사’를 보게 될 어린이들이 ‘아 옛날엔 저런 작품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할 겁니다. 새로운 작품으로 볼 수 있도록 캐릭터를 세련되게 다듬고, 요즘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코드도 더했어요. 예를 들어 화사한 색채를 사용하고, 조연 캐릭터 30여 종을 넣어 내용을 풍성하게 구성한 것 등이죠. 현재 3월 말 완성을 목표로 작업이 80% 정도 진행된 상태랍니다.”

이들은 “‘신 머털도사’는 초등생을 위한 토종 애니메이션”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국내외 애니메이션 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그중 국산 애니메이션 ‘뽀로로’가 인기를 끌면서 유아용 애니메이션들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초등생 대상 애니메이션은 거의 만들어지고 있지 않죠. 요즘 초등생들은 ‘원피스(일본)’ 등 외국 애니메이션을 볼 수밖에 없어요. 신 머털도사는 초등생을 위해 만들어진 토종 애니메이션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원작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애니메이션과 견줘도 뒤지지 않죠. 무엇보다 신 머털도사엔 이전 머털도사에 녹아 있는 우리 전통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인터뷰가 끝날 무렵 유 감독은 “신 머털도사가 애니메이션 계에서 ‘한류’를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에 딸 유 대표는 “솔직히 한류까진 모르겠고, (웃음) 부모와 아이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80년대 머털도사를 본 부모와 신 머털도사를 본 어린이들이 함께 얘기를 나누게 된다면 참 행복할 것 같아요. 나중에 머털도사를 주제로 한 어린이 뮤지컬이나 모바일 게임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어린이 여러분, ‘신 머털도사’가 방영되면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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