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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받은 최고 선물 '생명' 나눈다는 건 축복이죠

2012/01/10 16:16:52

-‘장기기증’을 잘 모르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우리 몸은 여러 장기와 조직들로 이뤄져 있어요. 그 중 신장, 간장, 췌장, 소장, 심장, 폐, 골수, 각막 등 신체조직은 몇 가지 조건만 맞는다면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할 수 있어요. 장기기증이란 건강한 삶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자신에게 더는 필요 없는 장기를 새 생명을 위해 대가 없이 주는 일을 말합니다. 살아있을 때에도 장기기증을 할 수 있어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신장이나 간의 일부를 기증한 일을 보셨을 겁니다. 이처럼 장기기증은 사랑을 실천하는 생명나눔의 하나랍니다.”

-장기기증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건가요?
“장기기증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헌혈 운동을 20년간 했지요. 1970~80년대만 해도 돈을 주고 피를 사는 매혈 행위가 빈번했거든요. 그러다 1986년 미국 LA에 가게 될 일이 생겼어요. 우연히 아버지가 뇌사 상태에 빠진 한 가정을 보게 됐어요. 의사의 장기기증 권고에 가족들이 흔쾌히 수락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죠.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던 풍경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우리나라의 장기기증 현황을 살펴봤죠. 조사해 보니 가족 간의 장기이식 사례는 많았지만, 타인에 대한 장기기증은 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드문 상태였어요. 그때부터 필요성을 깨닫고 장기기증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장기기증 운동을 하다 보니 하나의 중심축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만들고 1991년 1월 22일 종로 YMCA 건물에서 설립식을 가졌습니다. 그 이튿날인 24일에는 직접 제 신장을 장기기증했어요. 그래서 제게는 대한민국 1호 신장 장기기증자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붙는답니다. 제가 장기기증한 것을 본 많은 분이 장기기증 서약에 참여해 주시기 시작하셨죠. 그러고 보니 작년(2011년)이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가 만들어진 지 20년이 되는 해였네요.”

-장기기증과 관련된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면요?
“국내 최초로 신장과 간을 기증한 부부가 생각나네요. 강원도 정선에 사는 부부였는데, 남편은 2001년과 2006년에 신장과 간을 기증했고, 부인은 2006년과 2010년에 각각 신장과 간을 기증했죠. 국내 최초로 부부가 함께 장기기증을 한 사례라서 인상이 가장 남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9년 10월에는 한국전력공사 직원 8138명이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서약을 했어요. 전체 회사 직원 중 42.2%가 참여를 하며 한국 장기기증 역사에 신기록을 세웠죠.”

-마지막으로 소년조선일보 독자들에게 한 말씀 들려주세요.
“장기기증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행이자 보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무조건 장기기증 서약을 하라는 것이 아니에요.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서약을 통해 자신의 몸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더욱 아낄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직 소년조선일보 독자 여러분은 어리기 때문에 장기기증이 무섭고 두려운 것이라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일상 속에서 흔히 보는 헌혈도 일종의 장기기증이랍니다. 생명나눔이란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에요. 독자 여러분이 장기기증이라는 생명나눔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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