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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세계유산 등재 축하 기념행사 현장 스케치_세계 품은 택견, 부드러움 속의 강함 맛보다

2012/01/03 16:38:39

공연 광경을 지켜보던 조태준 군(충북 충주 용산초등 5년)은 “택견이 이렇게 멋있는 무예인지 몰랐다”며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10여 분에 걸친 정 씨의 공연이 끝난 후엔 충주시립택견단원 5명과 김진미 무용단원 4명이 준비한 합동 무대가 펼쳐졌다. 이들은 우륵국악단이 연주하는 국악 선율에 맞춰 강약을 조절하며 아름다운 몸짓을 빚어냈다. 서울에서 왔다는 정종훈 씨(46세)는 “전통무예와 한국무용, 전통 국악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광경이 인상 깊었다”며 “멀리서 온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택견 공연이 끝난 후엔 역시 우리나라 전통 문화유산인 북청사자놀음과 판소리, 사물놀이패의 축하공연이 약 두 시간에 걸쳐 이어졌다. 모든 순서가 끝난 후, 관객들은 정경화 씨와 사진을 찍기 위해 무대로 몰려들었다. 박진수 군(충북 충주 남한강초등 6년)은 “택견을 배운 어린이로서 택견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게 정말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택견을 수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우택 사단법인 한국택견협회 총재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족무예 택견이 드디어 세계를 품에 안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택견의 우수성과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세계화 돛 올려… 원형 계승에 온 힘 쏟을 터" 국내 유일 택견 예능 보유자 정경화 씨 인터뷰

Q. 택견은 언제부터 시작하시게 됐나요?

A. 고교 입학 후 건강이 갑자기 나빠졌어요. 학교를 휴학한 후 몸을 단련하기 위한 운동을 찾던 중 라디오에서 택견 1대 전수자 신한승 선생님(1928~1987년)의 강연을 듣게 됐죠. 그 길로 무작정 선생님을 찾아가 택견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선생님께 택견을 배우며 건강을 회복한 건 물론, 택견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Q. 국내 유일의 택견 예능 보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A. 1983년 6월 무형문화재를 전수(傳授·기술 따위를 전해줌)할 국가 장학전수생으로 선발됐어요. 5년간 예능보유자인 신한승 선생님께 전수교육을 받았죠.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후엔 자연스레 그 뒤를 잇게 됐어요. 택견 예능보유자로서 택견을 전수하고 보존해 나가는 임무를 맡게 된 거죠. 이후부터 택견을 더 널리 알리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Q. 택견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A. ‘부드러움 속의 강함’이라고 생각해요. 택견을 무예인 동시에 예술이기도 하거든요. 수천 년간 전해져 내려온 택견의 전통적 몸짓은 무척 아름다워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것, 무술치곤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죠.

Q. 택견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재 등재에 많은 역할을 하셨다고요.

A. 지난 2008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왔어요. 택견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니까요. 2009년부턴 문화재청과 손잡고 정식으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재 등재를 준비했습니다. 지난해 6월 모든 서류를 갖춰 유네스코에 신청했고 11월 28일자로 정식 승인을 받았죠. 중국의 전통무예인 쿵후도 못한 일을 우리가 이뤄낸 거예요.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A.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재에 등재된 만큼 택견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할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올바른 문화재의 원형이 후손에게 계승될 수 있도록 택견의 전승과 보급에 힘써야겠죠. 태권도에 비해 훨씬 낮은 택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를 높이는 작업도 시급합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택견의 대중화에 앞장서겠습니다. 어린이 여러분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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