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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직업, 저런 전공] 무대의상 디자이너

2011/12/28 16:29:08

정경희 씨(53세)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무대의상 디자이너다. 대종상 의상상을 세 차례(2005·2006·2010년)나 휩쓸었다. 그간 작업한 작품 수는 어림잡아 100여 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공연(2008년), TV 드라마 ‘별순검(2005년)’, 영화 ‘YMCA 야구단(2002년)’ ‘아홉살 인생(2004년)’ ‘신기전(2008년)’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작업실 ‘무대와 의상’에서 그를 만났다.

◇힘든 일정에 지쳐 첫 작업 ‘중도 포기’
정경희 씨에 따르면 무대 의상의 탄생 과정은 꽤나 복잡하다. “디자이너로서의 제 생각과 연출가, 배우 각각의 생각을 맞추기 위해 수차례 회의를 해요. 그 결과를 토대로 의상을 만들죠. 무엇보다 대본을 세밀하게 검토해야 해요. 머리를 싸매고 온갖 관련 서적을 찾아 읽으며 연구하죠. 하지만 애써 만든 의상이 물거품이 되는 경우도 흔해요. 촬영 현장에서 세트와 의상의 색깔이 같거나 하면 당장 의상 수정 지시가 떨어지거든요.”

특히 영화의상 디자인을 하려면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처음 맡은 영화의 의상 작업을 중간에 그만둔 적이 있었어요. 연극이나 뮤지컬은 일단 막이 올라 관람객을 맞은 후엔 디자이너가 할 일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영화는 촬영장에 일일이 쫓아다니며 수정 작업을 거쳐야 하죠. 영화 쪽 일을 처음 한 게 1995년이었는데, 1주일 내내 집에도 못 가고 촬영장에 있어야 하는 게 너무 힘들어 포기해버렸죠. 이후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늘 괴로웠어요. 영화 작업을 다시 맡은 건 1998년 ‘정’이란 작품이었어요. 물론 그땐 성공적으로 끝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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