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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샘이 들려주는 한국사 이야기] 사건 연도 쉽게 외우는 법? 십간·십이지에 답이 있단다!

2011/12/25 15:49:16

◇2012년을 왜 ‘용(龍)’의 해라고 할까?

조선시대에도 ‘서기’를 사용했을까? 정답은 노(NO)! 하지만 오늘날 많은 이들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를 1592년으로 기억해. 서기로 환산해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란다. 조선시대엔 ‘임진년’, ‘병자년’ 등 ‘육십갑자’를 이용해 해(年)를 표기했어. 육십갑자는 고대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됐던, 주기 한 바퀴를 도는 기간 이름이야. 1주일이 7일인 것처럼 육십갑자의 주기는 60년이지. 1주일을 이루는 하루마다 월·화·수·목·금·토·일이란 이름이 있듯 육십갑자의 한 해도 각기 다른 간지(干支)¹ 이름을 갖고 있단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중요한 사건이나 행사가 일어난 해를 가리킬 때 이 이름을 사용했지.

자, 그럼 조상들의 연대 표기법인 ‘간지’를 만들어볼까? 먼저 십간의 첫 글자 ‘갑’과 십이지의 첫 글자 ‘자’를 결합하면 ‘갑자’가 돼. 두 번째와 세 번째 글자를 각각 결합하면 ‘을축’과 ‘병인’이 되지? 이런 방법으로 십간과 십이지의 글자들을 순서대로 연결해나가면 돼. 올해의 경우, 간지로 ‘신묘년(辛卯年)’이 되고 ‘묘’ 자는 ‘토끼’를 의미하기 때문에 그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토끼띠가 되는 거야. 내년은 ‘신묘년’ 다음의 글자들을 결합하면 ‘임진년(壬辰年)’이 되지. ‘진’은 ‘용’을 의미하니 2012년은 용띠 해인 셈이고. 어때, 이해가 좀 되니?

◇임오군란의 원인은 ‘구식 군인’의 분노

조선 말기 이후엔 간지 이름이 붙여진 사건이 많았단다. 병인년(1866년)에 프랑스와 맞붙은 ‘병인양요’, 5년 후인 신미년(1871년)에 벌어진 미국과의 한판 승부 ‘신미양요’, 임오년(1882년)에 있었던 임오군란, 갑신년(1884년)의 갑신정변, 갑오년(1894년)의 갑오개혁, 을미년(1895년)의 을미사변, 을사년(1905년)의 을사조약, 그리고 경술년(1910년)에 나라를 빼앗긴 치욕을 당한 경술국치 등이 대표적이야. 아마 너희들의 형·누나는 익숙지 않은 용어와 연대 표기법으로 역사를 어려워했을 거야.

하지만 너무 겁먹진 마. 역사 속 모든 사건과 연도를 다 외울 필요는 없으니까. 그보단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나게 됐는지,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는지,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등을 탐구하는 게 더 중요하단다. 예를 들어 임오년(1882년)에 구식 군인들이 일으킨 난을 ‘임오군란’이라고 해. 그럼 구식 군인들은 왜 난을 일으켰을까? 아마 먹고 살기 힘들어서였을 거야.

1876년 조선은 일본과 ‘강화도 조약’이란 이름의 불평등 조약을 맺었어. 이후 일본 제도와 문물이 조선에 전해지며 사람들의 생활은 달라지기 시작했어. 군인도 예외는 아니었지. 일본 사람이 지휘하는 신식 군대 ‘별기군’이 생기면서 많은 구식 군인이 일자리를 잃었거든. 그나마 남아있던 이들은 월급도 제대로 못 받은 채 신식 군인에 밀려 차별 대우를 받았어.

서러움과 배고픔을 참던 구식 군인들은 1년 넘게 밀렸던 월급의 일부를 마침내 쌀로 되돌려 받았어. 그런데 쌀이 너무 가벼운 거야. 확인해보니 절반이 모래와 겨(쌀 껍질)여서 먹을 수가 없을 정도였지. 이 일로 폭발한 구식 군인들은 강화도 조약을 맺어 나라에 위기를 가져온 명성황후(1851~1895년)³와 신식 군대를 이끌던 일본인들을 찾아가 거세게 항의했어. 이 사건이 바로 ‘임오군란’이야.

◇역사, 무작정 외우지 말고 상상해보렴~

‘1882년=임오군란’이라고 단순히 외우는 대신 군인들이 항의하고 난리를 일으킨 원인부터 생각해보렴. 그러면 ‘아,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을 거야. 너희가 당시 구식 군인의 입장이 돼 생각해본다면 역사를 좀 더 재밌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역사적 사건을 공부할 때 무조건 숫자와 연도를 외우려 하지 마. 그 속에 숨겨진 우리 조상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게 더욱 중요하단다. 역사를 가리켜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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