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대신 도서관을 찾았다-박경호군
명지중학교 3학년 박경호군은 대학생 수준의 독서량으로 하나고 입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초·중 9년 동안 박군이 읽은 책은 700여권. 초등 저학년 때는 주로 동화책 위주로 읽고 고학년이 되면서 관심 분야인 경제학 쪽으로 독서 범위를 넓혀 갔다. 중2 때부터는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뒤르켐의 자살론 등 대학생 수준의 고전을 읽기 시작했다.
“제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책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해하지 못한 내용은 몇 개월 뒤에 다시 읽어보고 사전과 참고도서를 같이 읽는 방법으로 꾸준히 읽었죠. 순수이성비판은 지금까지 6번 읽었는데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돼요. 독서를 통해 쌓은 풍부한 배경지식이 교과목 공부할 때도 큰 도움이 됐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해온 신문, 사설 읽기는 다양한 시사 상식을 섭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어머니 강화선씨는 “저학년 때는 제목이나 사진 위주로 신문을 접하게 하고 고학년이 되면서 관심 분야의 기사를 스크랩해서 모아줬다. 지금은 매일 아침 일어나 처음 하는 일이 신문을 보는 것일 정도로 신문 마니아가 됐다”고 말했다.
2, 3학년 전학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박군은 학원의 도움은 최소화하고 학교 수업과 자기주도학습으로 성적을 유지했다. 학원은 방학 때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정도로만 활용했다.
“혼자 문제를 풀다가 어려운 부분이 있거나 이해가 잘 안 되는 것이 있을 때만 학원을 찾았어요. 학원에 다닐 때도 학원 수업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제가 묻고 싶은 것만 묻고 집에 돌아왔는데 이 때문에 학원에서 잘린 적도 있어요.”
박군은 “내신 시험은 모두 수업시간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학교에 있는 시간에는 철저하게 집중한다. 쉬는 시간 10분은 전 수업 복습 5분, 다음 수업 예습 5분으로 활용하고 선생님의 농담 한마디까지도 모두 노트에 적는다. 노트는 1차로 연습장에 기록하고 2차로 노트에 정리한 뒤, 마지막으로 교과서 해당 부분에 옮겨 적어 3번 반복 학습을 한다. 모르는 것은 1주일치를 정리한 뒤 해당 과목 선생님을 찾아가 집요할 정도로 질문을 쏟아내 교사들이 마주치기 부담스러워한다는 후문이다.
빈곤층의 경제적 자립기반 마련을 위한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과 복지를 결합한 사회적 기업가가 꿈인 박군은 “무계열, 무학년제도로 운영되는 하나고에서 인문학과 공학을 아우르는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