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1 18:01:28
주프랑스 대사관에 따르면 이 편지는 김규식 선생이 파리강화회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대표로 활동하던 1919년 5월 19일에 작성됐다. 파리강화회의는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이 끝난 뒤 전쟁에서 이긴 나라들이 1919년 파리에 모여 영토 조정, 평화 유지 방법 등을 논의한 평화 회의다. 당시 우리나라는 영어와 프랑스 어에 능통한 김규식 선생을 파견, 나라의 독립을 호소했다.
편지는 깔끔한 프랑스 어 필기체에 유창한 문장으로 쓰였다. 김규식 선생은 편지를 통해 “우리의 독립 요구가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도 같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당신이 보내준 지지 편지 등이 소중한 격려가 되고 있다”며 브뤼셀 국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내가 만난 프랑스인들로부터 프랑스 여론이 우리나라의 독립 회복을 희망하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우리나라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대항해 주권을 회복한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크로아티아 등의 국가처럼 될 수 있을까요?”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박흥신 주프랑스대사(57세)는 “마침 어제(10일)가 김규식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꼭 10주년 되는 날이었다”면서 “투철한 애국심과 뛰어난 외교 실력으로 조국을 위해 애썼던 김 선생의 관련 자료가 뒤늦게나마 발굴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대사는 “향후 편지의 외교사적 가치 등을 검토해 외교사료관 등 적절한 장소에 보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