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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샘이 들려주는 한국사 이야기] 신분 차별 깬 얘기가 '술술' 얼마나 신나고 통쾌하던지…

2011/12/12 09:44:25

조기자: 아하, 말하자면 ‘조선식(式) 콘서트’군요.

농민2: 그림 사세요, 그림! 액(厄·모질고 사나운 운수)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오는 민화요, 민화!

조기자: 아저씨, 민화는 또 뭐예요?

농민2: 응,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그린 그림을 말해. 양반 그림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복을 빌고 출세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지.

조기자: 그렇군요. 민화의 종류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농민2: 나쁜 귀신을 쫓아내는 호랑이와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까치가 등장하는 그림³, 다정해보이는 한 쌍의 새 그림, 그리고 ‘수(壽·목숨)’나 ‘복(福·복)’, ‘효(孝·효도)’ 등의 글자를 변형한 그림⁴ 등 여러 종류가 있단다.

조기자: 민화엔 정말 평범한 서민들의 바람이 담겨 있네요.

전기수: 그때였어, 포도청 담장을 훌쩍 뛰어넘어 나타난 홍길동이 고약한 탐관오릴 혼내주려는데

조기자: 아, 아저씨가 바로 구연동화를 잘 하신다는 전기수로군요. 사람들에게 들려줄 책은 주로 어디서 구하시나요?

전기수: ‘서쾌’라고 책을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사람이 있단다. 주로 그 사람을 통해서 구하고 그래도 부족할 경우엔 붓으로 직접 베껴 쓰기도 하지.

조기자: 서쾌라…, 오늘날로 말하면 이동식 도서관 같은 거네요. 그런데 사람들이 제일 재밌어 하는 얘긴 어떤 건가요?

전기수: 입담이 좋은 편이라 내가 들려주는 건 대부분 좋아한다만 춘향전·홍길동전·장화홍련전·콩쥐팥쥐 등이 특히 인기 있지. 특히 춘향전에서 신분이 낮은 춘향이가 양반 이도령의 정식 부인이 되는 대목, 홍길동전에서 서자 출신 길동이가 탐욕스런 관리를 혼내주고 신분 차별이 없는 세상을 세운다는 대목에선 많은 사람들이 마치 자기 일인 양 좋아한단다. 현실 세계에선 불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그랬겠지.

조기자: 제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엔 신분 차별이 없어 참 다행이에요. 그게 다 아저씨 같은 조상님들 덕분이네요. 감사합니다.

+곁들여 읽기

1. 목화씨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들어온 건 고려 제31대 공민왕 12년 때이던 1363년이었습니다. 당시 고려를 대표하는 사신으로 중국 원나라에 가게 된 문익점은 돌아오는 길에 붓대 속에 목화씨를 감춰 가져왔습니다. 이후 장인 정천익(생몰연대 미상)과 함께 이를 재배, 번식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목화씨는 여러분이 잘 아는 면섬유의 원료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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