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감행하며 여동생과 함께 입학
하성우(16세)군, 정윤(울산 화봉중 3)양 남매는 오빠 성우군이 재수를 감수한 끝에 올해 공군항공과학고에 나란히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두 남매는 아버지 하영현(45)씨와 어머니 박미향(41)씨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우군이 2학년이던 때부터 항공과학고 진학을 준비했다. 울산에서 초·중학생 대상 학원을 운영하는 부부는 "10여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스스로 원해서 공부하는 경우를 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항공과학고를 졸업하고 19세에 국제기능올림픽 공업전자기기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허영환 하사의 기사를 보고 본격적으로 진학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이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30년 만이었다.
많은 항공과학고 준비생들이 1학년 때부터 준비하는 것에 비해 성우군은 조금 늦은 감이 있었지만, '떨어지면 재수까지도 생각하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다. 하지만 첫 번째 도전에서 1~2점 차이로 아쉽게 탈락했던 성우군은 인문계고에 진학했다.
"재수를 한다는 것이 조금은 불안했어요. 하지만 뚜렷한 목표 없이 밤늦게까지 학원에 다니다 보니 다시 도전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학기 중간에 자퇴한 그는 부족했던 영어를 보충해 두 번째 도전에서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전 학년 내신 3%인 정윤양은 "남들이 방황할 때 방향을 잡고 공부해 성적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항공과학고 시험의 경우 고등학교 1학년 수준에서도 출제된다. 공군항공과학고 학부모 온라인 카페에 나와 있는 선배 학부모들의 조언과 기출 문제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