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1 15:57:41
영어 지문 한글로 풀어줘도 틀리는 아이들
독해능력은 단일 교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영어, 수학, 사회 등 타 교과 성적에도 영향을 준다. 초등생 학부모 C씨는 "자녀를 수년간 영어 유치원에 보냈던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영어에만 치중하다 보니 우리말이 서툴러 국어와 사회과 성적이 낮았고 결국 '공부 못하는 아이'로 낙인이 찍혔기 때문이다. 자신감 잃은 아이를 보며 C씨는 뒤늦게 독서 학원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고등 내신 전문학원으로 유명한 아이비 학원 이성곤 원장은 "상당한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아이들에게 틀린 독해 문제를 우리말로 해석해주고 풀게 해도 똑같이 틀리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국어 능력 부족이다. 수학의 함수, 적분, 미분, 영어의 부정사, 동명사, 한국사에 나오는 진골, 성골 등의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는 무조건 외우기만 한다. 사회, 기술, 가정 등 모든 과목이 마찬가지다. 어휘력과 독해력은 타 과목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특히 통합교과 교육 강화로 수학, 과학 등에서도 지문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늘면서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수학 독해법'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논술은 말할 것도 없고 수능에서도 영역을 불문하고 최상위권에서 등급을 가르는 1~2개 고난도 문제는 대부분 지문에 대한 이해와 이를 토대로 한 통합사고력을 요구하는 것들입니다. 과목 간 통합사고를 하기 위한 기본이 언어라는 매개체입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언어·독해력 능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