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다리 떨리게 넓은 그라운드… 공 피하고 또 받느라 '땀 뻘뻘'

2011/12/07 17:24:36

◇“새 유니폼 입으니 진짜 선수 된 것 같아요”

“밝게, 즐겁게, 단 규칙은 엄격하게! 알겠습니까?”(양준혁 이사장)

“네!”

오후 2시, 하이닉스 실내야구장. 양 이사장의 단호한 목소리에 단원들이 씩씩하게 대답했다. 막 야구장에 도착했을 땐 서먹서먹해하더니 그새 제법 ‘한 팀’ 같아 보였다. 이날 받은 새 모자·유니폼·신발 덕분이었다. 신재윤 군(서울 화계초등 6년)은 “학교에서 매일 야구시합을 해왔지만, 이렇게 진짜 선수들처럼 유니폼 입고 넓은 구장에 서니 새삼 떨린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단원들이 구장에 도착한 건 오전 11시. 여의도에 모여 재단 측이 준비한 버스를 타고 다 함께 구장에 도착했다. 신동범 군(서울 신림초등 5년)은 “너무 설레어 어제 잠도 못 자고 아침 9시부터 버스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신 군을 비롯한 단원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폴짝폴짝 뛰며 함성을 질렀다.

점심 식사 후 이태준 코치의 정식 훈련이 시작됐다. 첫 수업은 일명 ‘캐치볼’ 연습.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아이들은 가슴 정도 높이로 공을 주고받았다. 주먹만큼 작은 야구공은 아이들의 손아귀를 벗어나기 일쑤였다. 자기 앞으로 날아오는 공이 무서운지 눈을 찔끔 감고 손으로 머리를 감싸는 친구도 있었다. 그러자, 당장 이 코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만!”

순간 야구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하지만 이 코치의 ‘코믹 시범’에 아이들은 다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 코치가 자신의 머리 위로 던져 올린 공이 그대로 떨어지며 자신의 머리를 적중시킨 것. 그는 깔깔거리는 단원들을 여유롭게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맞아도 전혀 안 아프니까 절대 공을 피하지 마세요. 알겠습니까?” “네!” 단원들은 또다시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