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4 15:39:05
일반고에서 소외된 학생들에게 역전의 기회
최근 고졸 취업 열풍이 불면서 위탁교육을 하는 이른바 ‘직업학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일반 인문계고 3학년생 가운데 뒤늦게 직업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탁받아 일 년간 압축적으로 운영하는 직업학교는 서울에 세 곳(서울산업정보학교, 아현산업정보학교, 종로정보산업학교)을 비롯해 전국에 총 7곳이 있다. 해당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공립학교이기 때문에 모든 과정은 전액 무료라는 점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매년 11월 초에 고 2 재학생들에게 지원을 받아 심사를 거쳐 선발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지원자가 급증했다. 서울산업정보학교, 아현산업정보학교, 종로산업정보학교는 올해 1800명 모집에 4696명이 지원해 경쟁률 2.6대 1을 기록했을 정도다.
수업은 주 5일(화·수·목·금·토)에 29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이뤄진다. 월요일에는 소속 학교에 출석하고 나머지는 위탁학교에서 직업 교육을 받는다. 학과에 따라서 방학을 활용해 현장실습을 병행하기도 한다. 기존에 다니던 일반계 고교의 졸업장을 받지만, 고3 1년 과정은 직업학교에서 거의 교육을 받는 셈이다. 이성식 아현산업정보학교 교감은 “취업과 연계된 실용적인 과정을 가르친다. 특성화고에서 3년간 배울 내용을 1년간 집중적으로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상당히 빡빡하게 운영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교육 과정은 조리, 미용, 자동차, 바리스타, 게임, 패션디자인 등 다양하다. 사회 변화에 따라 학과도 개편하는데, 그린에너지·통신, 스마트IT 등이 신설됐다. 바리스타, 제과제빵사 등 최근 주목을 받는 분야의 경우 두 개의 반으로 나눠 운영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조리실습 수업을 듣는 장훈고 3학년 김광언군은 “특별히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몰랐는데, 직업 수업을 들으면서 음식 만드는 것이 적성에 맞는다는 확신이 생겼다. 앞으로 일식조리사가 되기 위해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부미용 수업을 듣는 세화고 3학년 이유진양은 “소속학교의 친구들은 대입 준비가 한창이지만 졸업 후 가는 길이 다르기에 전혀 부럽지 않다. 오히려 진로가 뚜렷해지고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재학생은 졸업 전에 이미 취업을 확정한다. 학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며 일하다가 취업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 취업한 대영고 3학년 이승재군은 “주변의 친구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