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2011 초·중·고 학업성취도 평가] 학력미달 0명… 전교생 50명 섬마을(전남 완도군 조약도) '약산中의 기적'

2011/12/02 03:02:07

한 교장은 "집보다 학교가 훨씬 좋다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짠해졌다. '그래, 학교에서 다 해주마'라고 아이들에게 약속했다"고 말했다. 학교 도서실을 야간자율 학습실로 바꾸고 8명의 교사들이 매일 밤 9시까지 아이들 공부를 봐줬다. 학교에서 아이들 저녁밥도 먹였다. 시간 여유가 있는 학부모 3~4명은 자율학습이 끝나면 학생들을 차에 태워 데려갔다. 전교생이 듣는 방과 후 수업은 학력을 끌어올리는 결정적 힘이 됐다. 아이들 얼굴에 웃음과 자신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2년 전 약산중에 초임 교사로 온 박민주(27) 교사는 "처음 학생들과 만나보니 사연 없는 학생이 없었다. 장래 희망이 자주 바뀌던 민영이가 며칠 전 '바텐더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쭉 써왔는데 뭉클했다"고 했다.

그동안 약산면에선 공부를 잘하거나 집안 형편이 괜찮은 학생은 인근 도시로 유학을 떠나, 상급학교로 갈수록 학생들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해 중3 학생들은 외고에 진학하는 김석준(15)군을 제외한 8명이 근처 약산고에 가기로 했다. 약산중 3학년생들은 "도시로 안 나가도, 학원에 안 다녀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 보통 이상 학력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 성취 목표의 50% 이상을 달성한 학생. 성취도가 20~50%면 ‘기초학력’, 20% 미만이면 ‘기초학력미달’로 분류한다. ‘기초학력미달’은 진급하면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학력수준으로 교육당국은 판단하지만 실제로 유급시키지는 않는다.

☞ 학교 학력 향상도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본 고2 학생들이 2년 전 중3 때 치른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과 비교해 얼마나 성적이 향상했는가를 보기 위해 도입한 개념. 2년 전의 성적을 토대로 기대되는 성취도 점수를 산출한 뒤 올해 실제로 얻은 점수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를 통해 산출한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