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공학자 꿈꾸는 곽보건
8년 전 곽보건군은 컴퓨터게임에 빠진 초등학생이었다.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틈만 나면 컴퓨터게임을 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방과후 수업에서 로봇을 만나면서 곽군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졌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직접 짜서 로봇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재미에 푹 빠졌다. 로봇교실에도 다니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독학하면서 로봇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로봇공학자'라는 꿈이 생기면서 곽군에게는 '공부해야 할 이유'도 생겼다. 중학교 입학 당시 전교 80등이던 성적이 졸업 무렵에는 전교 1~2등으로 올랐다. 자기의 문제점이나 취약 과목을 등을 살피면서 3년간 공부 습관을 잡은 덕분이다.
로봇 연구와 학교 공부를 병행하기 위해 곽군은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학교 쉬는 시간, 식사 시간에 주로 로봇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수업시간,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는 학교 공부에만 집중했다. 고2 때는 'RnI'라는 교내 로봇동아리를 만들어 고3 때 동아리회장을 맡는 등 꾸준히 활동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09년 국제로봇올림피아드 보행로봇 부문 2위, 2010년 국제로봇올림피아드 트랜스포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성적도 고3인 현재 전교 3등으로 최상위권을 유지한다. 곽군은 "수상한 대회도 많지만, 제게는 '실패한 대회'가 더 뜻깊다"고 말했다.
"중2 때 처음으로 로봇대회에 나갔는데, 로봇이 고장 나 처참하게 실패했어요. 같은 해에 나간 다른 3개 대회에서도 줄줄이 떨어졌어요. 그리고 그 이듬해인 2008년에 처음 나가서 떨어졌던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 로봇 부문'에 다시 출전해, 울산대회 금상, 전국대회 은상을 받았죠. 상을 받은 것보다 제가 실패를 딛고 일어서서 끝까지 노력했다는 점에서 뜻깊은 대회예요. 후배들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기 길을 포기하지 않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