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B씨는 "영어 유치원 입학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 따로 과외까지 받았다"고 했다. "본사가 외국에 있는 외국계 유치원들이 특히 수준 높고 잘 가르친다고 소문이 났는데, 이런 곳일수록 반드시 학부모 영어 면접을 본다고 해서 고민이 많았다. 결국 일주일에 두 번 집 근처 카페에서 유학생 출신 영어 강사에게 과외를 받고 면접을 봐서 아이를 입학시킬 수 있었다."
이렇게 입학 절차가 까다로운 외국계 영어 유치원은 한 달 수업료만 100만~150만원 한다. 여기에 교재비로 20만~30만원, 원생 교복비로 또 20만~30만원을 더 받는 곳도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한 영국계 영어 유치원의 강사는 "우리는 학과 과정이 다른 유치원들과는 달라서 영어는 물론 글로벌 에티켓까지 가르친다. 유치원 격을 높이려면 학부모 수준도 봐야 한다. 이것이 영어 면접을 보는 이유"라고 했다.
이 같은 일부 영어 유치원의 행태에 반감을 드러내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5살 난 아들을 둔 은행원 C씨는 "처음엔 적극적으로 영어 유치원을 알아봤지만 비용과 까다로운 입학과정 등을 듣고 '이렇게까지 해서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쳐야 하나' 싶어 그만뒀다"며 "차라리 한글이나 한자 교육에 더 치중하겠다고 맘을 바꿨다"고 했다. 이처럼 어린 자녀의 영어교육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학부모를 겨냥해 '역(逆)발상 마케팅'을 하는 영어 유치원도 있다. 분당에 있는 한 영어 유치원은 홈페이지에 '우리 유치원에서는 학부모 면접을 우리말로만 진행합니다'라고 게시해 놓았다.